개원가 중단 속출…전문병원 고심·대학병원 관망
7월 1일부터 관리급여에 묶인 ‘도수치료’…진료현장 직격탄
2026.07.03 06:24 댓글쓰기




지난 1일 대구 소재 한 신경외과의원(왼쪽)과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이 도수치료 운영 중단을 안내했다.

[서동준·박한재 기자] “2026년 7월 1일부터 도수치료를 중단합니다.”


관리급여 시행 첫날 대구 소재 한 신경외과 의원은 도수치료 운영 중단을 안내했다. 해당 의원은 “근골격계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 대체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도 시행과 동시에 도수치료를 멈춘 사례가 나온 셈이지만 개원가 진료현장이 일제히 중단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서울 지역 일부 정형외과 의원에서는 별도 안내문 없이 기존처럼 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다만 도수치료 비중이 높은 의료기관은 낮아진 수가와 인건비 부담을 토로했다.


“수익 전혀 안 난다”…치료실 축소 내몰린 의원들


도수치료는 지난 1일 비급여에서 관리급여로 전환됐다.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1회 수가 4만3850원, 본인부담율 95%가 적용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인정 횟수도 원칙적으로 주 2회, 연 15회로 제한되고, 수술·골절 등으로 관절 구축이나 강직 소견이 뚜렷한 경우에만 연 24회까지 가능하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자율성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데일리메디가 대학병원과 척추 전문병원, 일선 정형외과·통증의학과 의원 등을 확인한 결과 제도 시행 첫날 현장은 기관 유형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가장 큰 부담을 호소한 곳은 도수치료 비중이 높은 의원급 의료기관이었다. 관리급여 전환에 따라 도수치료실 임대료와 물리치료사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나왔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에 따르면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이 시행된 1일 이미 정형외과 개원의 20~30%가 물리치료실을 폐쇄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의원 역시 일부 인력 조정이나 규모 축소를 검토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물리치료사 고용 불안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실 축소가 이어질 경우 물리치료사 인센티브 조정이나 계약 종료 등 인력 운영 변화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은 “정형외과 개원가에서 도수치료는 수술 후 재활과 회복 과정에서 활용되는 치료인데, 현재 수가로는 수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낮아진 수가로는 물리치료사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며 “이대로라면 개원가에서 도수치료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취통증의학과 개원가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정재원 부회장은 “현재 관리급여 수가로는 도수치료실 유지 자체가 어렵다”고 성토했다.


이어 “일부 의원들은 도수치료를 대체할 다른 수익 구조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결국 환자들의 치료기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수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시스템에서 누락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재원 부회장은 “관리급여 전환 이후 의료진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치료받던 환자들도 향후 치료 계획을 두고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반복 치료가 필요한 만성 근골격계 질환자나 장기 재활환자의 경우 횟수 제한과 공급 축소가 맞물리면 기존 치료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완호 회장도 횟수 제한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환자가 비용을 부담해 치료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인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끊을 수는 없지만”…척추전문병원도 수익성 고심


척추 전문병원은 개원가와 대학병원 사이의 온도차를 보였다. 당장 도수치료를 중단하기보다 기준에 맞춰 계속 운영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기존 비급여 체계에서 가능했던 가격 설정과 시간별 차등 운영 등이 어려워지면서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한 척추전문병원 관계자는 “입원환자가 있어 도수치료를 끊을 수는 없고 법정 기준에 맞춰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주말에도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도수치료를 시행해 왔다. 특히 무릎, 고관절 환자의 경우 움직임 회복을 위해 도수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당장 치료를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치료 필요성과 별개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급여였기 때문에 치료 시간에 따라 금액을 달리 정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같은 시간에 같은 금액으로만 받아야 한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물리치료사 인력 조정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는 “현재까지 물리치료사 변동은 없다”면서도 “일반 물리치료, 운동치료, 장비치료 등 다른 영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척추 전문병원 역시 도수치료 중단이나 축소와 관련해 별도 변동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물리치료사 인력 변화나 원내 안내문 게시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병원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수치료 공급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이태연 범대위 관리급여 대응위원장은 “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개원가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자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격이 1/3 이하로 떨어진 만큼 도수치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환자와 물리치료사 입장이 있어 당장 중단할 수는 없지만 병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도 도수치료를 외부 환자까지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보다는 수술환자 중심으로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기존처럼 물리치료사 인센티브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인센티브를 주더라도 최소화될 수 밖에 없어 인력 운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와 관련 의사회들은 지난달 28일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대학병원 파장은 제한적…의료계, 피해 사례 확보 등 대응 준비


대학병원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기존에도 도수치료 비중이 크지 않았고, 제도 시행 이후에도 중단 공지나 물리치료사 인력 조정 없이 기존 기준에 맞춰 운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도수치료를 줄이거나 중단은 없다”며 “일부 진료과에서 도수치료를 시행하고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횟수 제한에 맞춰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기존에도 도수치료 자체가 거의 없었다”며 “중증환자 재활치료와 작업치료, 물리치료 비중이 커 이번 제도 변화에 따른 인력 조정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대학병원은 도수치료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1일자로 일반 도수치료를 중단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관리급여 전환으로 제약사항과 수가 문제가 발생했고, 상급종병 구조전환에 따라 도수치료를 줄여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별 시행 횟수 확인, 등록·청구 절차, 치료 기록 작성 등 관리 업무가 늘어난 점도 부담으로 거론된다.


해당 병원에서도 물리치료사 해고 사례는 없었다. 기존 인력은 뇌졸중 등 다른 질환 재활치료를 맡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의료계는 환자 피해 사례와 의료기관 운영 부담을 수집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도수치료 필요성과 치료 제한 가능성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태연 위원장은 “관리급여에 대해 잘 모르는 국민이 많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한 상황에서 환자가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현장 우려와 환자 피해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환자나 의료진이 나타나면 함께 법적 대응하는 것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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