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차단술 과잉 사용 논란과 관련해 단순 횟수 제한보다 시술자의 교육·경험을 반영한 인력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경차단술 사용량 증가를 관리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전체 시술 횟수를 일괄적으로 줄이는 방식은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호식 대한통증학회 홍보이사는 지난 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경차단술은 우리나라 법적 테두리 내 의사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 필요성이 크다”며 “시작 장벽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숙련도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술”이라고 말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다. 고령 환자 증가와 근골격계 통증 환자 확대 등으로 사용이 늘고 있지만, 학회는 시술 확대와 함께 적정성 관리 필요성도 커졌다.
고령 환자 증가와 함께 신경차단술 진료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신경차단술은 마취통증의학과뿐 아니라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등 근골격계 통증을 다루는 진료과와 일부 다른 진료과, 일반의 영역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학회가 우려하는 지점은 신경차단술이 단순히 많이 시행된다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시행되는지, 시술자가 관련 교육과 경험을 충분히 갖췄는지가 핵심이다.
“무분별한 반복 시술이 관리 쟁점”
이준호 대한통증학회 기획이사는 과잉진료 형태와 관련해서 “학문적으로는 환자가 어디 아픈지를 찾고 필요한 시술만 해야 하는데, 여러 군데 융단폭격하듯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신경 한 곳이 문제인데 양쪽 여러 부위에 반복적으로 시술하는 식”이라며 “실제로 심사 과정에서 적절하지 않은 형태로 청구되는 사례들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신진우 대한통증학회장은 이 같은 문제를 이유로 시술 횟수를 일괄 제한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차단술 시행 건수가 늘면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이유로 횟수를 줄이려는 논의가 나올 수 있지만, 숫자 중심 관리가 최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 회장은 “숫자만 제한하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보상이 이뤄지고, 대충 하거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에는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숫자만 제한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제한보다 교육체계 구축에 무게
학회는 대안으로 신경차단술에 대한 인력 기준을 제시했다. 일정 수준 이상 교육을 받고 임상 경험을 갖춘 시술자를 중심으로 관리 체계를 만들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상이나 시술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회장은 “인력 기준을 만들어 정말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보상을 줄이거나 제한한다면 전체적인 숫자도 줄면서 환자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학회는 인력 기준 논의가 현재 학회가 운영 중인 통증분과 인증의 제도와 그대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통증분과 인증의만 인력 기준에 포함해 달라는 의미는 아니”라며 “외국처럼 일정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이 신경차단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향후 복지부 등과 신경차단술 인력 기준 마련 방안을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전체 횟수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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