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법’ 추진·제정 과정에 이어 다시 의사 단체와 간호사 단체의 대립이 격화될 조짐이다.
이번엔 간호법 후속과제로 정부가 검토 중인 진료지원업무 수행(PA·전담) 간호사 교육·평가 체계 이원화 방침을 놓고 양측이 충돌하고 있다.
앞서 대한간호협회가 정부에 ‘진료지원업무 교육체계 이원화 방침’ 철회를 요구하자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는 “간협의 교육체계 독점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현재 ‘교육과정 운영·수료증 관리’와 ‘교육기관 지정·평가’로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의 교육체계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병협·의학회는 ‘진료지원업무 간호사의 교육관리를 단독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간협의 주장이 진료지원업무의 법적 성격과 의료현장의 책임구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진료지원업무는 간호사의 독자 영역이 아니며, 현행 법체계상 이는 환자 치료에 관한 의사의 전문 판단 이후 의사의 지도와 위임에 근거해 수행되는 업무라는 것이다.
단체는 “교육기관으로 의협·병협 등 단체와 300병상 이상 병원까지 포함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간협이 이들 기관 모두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요구”라고 일갈했다.
이어 “간협이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과 더불어 독점적으로 평가를 수행하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이해상충 방지, 외부 검증 절차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진료지원업무는 의료기관 유형, 진료과목, 환자군, 장비·인력 여건에 따라 요구되는 역할과 교육 내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수술실·중환자실 등 고위험 영역에서는 표준화된 기본교육뿐 아니라 병원별·진료과별 임상환경에 맞춘 현장 교육과 내부 자격관리, 지속적 역량평가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게 단체 주장이다.
단체는 해외 사례를 들어 간협의 주장을 반박했다.
미국 PA, 영국 PA 및 AA(Anaesthesia Associate), 호주 NP(Nurse Practitioner) 등은 각국의 면허·자격·규제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제도로, 국내 진료지원업무 제도와 다르다.
단체는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에 대한 표준화된 교육과 교육 질 향상에 기여코자 하지만, 간협의 억지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 도입된 교육·평가체계가 의사의 지도·위임에 기반한 책임구조를 흐리거나 특정 직역 중심 폐쇄적 관리체계로 운영돼선 안 된다”며 정부의 교육-평가 이원화 원칙 유지를 요구했다.
간협 “교육기관 지정·평가-운영 나뉘면 일관성 훼손”
한편, 지난달 30일 간협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료지원 간호사 교육체계 정상화 2차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교육기관 지정·평가와 교육과정 운영이 서로 다른 기관으로 나뉠 경우 교육의 일관성·전문성이 훼손되고 병원마다 교육 수준이 달라져 환자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사에는 전국 17개 시·도간호사회 회장단과 현장 간호사들이 대거 참석해 “환자 곁을 지킨 것은 간호사다”, “교육관리 운영체계를 일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후 신경림 간협 회장을 비롯한 협회 대표단은 대통령실에 면담 요청 서한을 전달하고, 정부가 정책을 강행한다면 가능한 모든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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