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수연·최진호 기자] 2026년 하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수도권 병원과 인기과목 쏠림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형병원과 피부과·성형외과 등 인기과에는 정원을 웃도는 지원자가 몰린 반면 비수도권 병원, 소아청소년과 등은 지원자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사례가 속출했다.
12일 데일리메디가 조사에 응한 전국 60개 수련병원의 2026년도 하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496명 모집에 148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율은 29.8%이다.
모집 인원 10명 중 약 3명이 지원한 셈이지만 실제 충원 가능 규모는 이보다 작다. 지원자 148명 중 절반 가량이 특정 일부 인기 병원, 인기과에 초과 지원하면서 경쟁률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의정사태 이전 하반기 모집과 비교하면 지원 열기도 줄었다. 2023년 당시 데일리메디 조사에 응한 44개 수련병원 34.6%(387명 중 134명 지원) 지원율로, 이번 하반기 모집이 더 축소된 셈이다.
서울대 29명·가톨릭 17명·세브란스 13명…서울아산 공개 검토·삼성서울 비공개
국내 빅5 병원 중에서는 서울대병원이 14명 모집에 29명이 원서를 접수하며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서울대병원 레지던트 1년차에는 피부과 1명 모집에 7명, 재활의학과 1명 모집에 6명, 신경외과 2명 모집에 5명, 정형외과 1명 정원에 3명이 지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년차 37명을 모집한 가운데 17명이 지원했다. 지원율은 45.9%를 기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6명 모집에 13명이 지원했다. 지원율은 50.0%다.
지원 현황이 공개된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세브란스병원 3곳에서만 77명 정원에 59명이 지원했다. 단순 지원율 76.6%를 기록했다.
전체 조사 지원자 148명 중 39.9%가 빅5 병원 중 3개 병원에 몰린 셈이다.
다만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레지던트 1년차 지원 현황 비공개로 빅5 전체 모집 규모에 따른 지원율, 과목별 충원율은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전공의 인턴 모집 현황은 공개했지만 1년차 현황은 공개를 검토 중이다.
수도권 50.7%·비수도권 13.1% 기록, 지원율 약 4배差
지역별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더욱 선명했다.
서울·경기·인천 소재 32개 수련병원은 221명 정원에 112명이 지원해 50.7%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레지던트 1년차 지원자 148명 중 75.7%가 수도권에 몰린 셈이다.
우선 앞서 언급했던 서울대병원은 모집 정원을 훌쩍 넘은 29명이 지원해 207.1%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전체 조사 병원 가운데 지원자 수가 가장 많았다.
고려대의료원은 20명 정원에 19명이 지원했고, 강북삼성병원은 6명 모집에 5명, 인제대 일산백병원은 7명 정원에 5명, 순천향대부천병원은 5명 모집에 3명이 지원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9명 정원에 3명, 아주대병원은 8명 모집 중 3명이 지원했다.
이대목동병원과 한림대성심병원은 각각 4명 모집에 2명 지원, 순천향대서울병원은 7명 모집에 2명, 강동경희대병원은 5명 모집에 2명, 인하대병원은 8명 중 2명이 지원했다.
이 외에도 분당제생병원, 중앙대병원도 각각 2명 정원에 1명, 상계백병원은 5명 모집에 1명, 한양대병원은 9명 모집에 1명이었다.
수도권에서 지원자를 확보하지 못한 곳은 노원을지대병원, 강동성심병원, 동국대 일산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 28개 병원의 경우 수도권 보다 많은 275명을 모집했지만 실제 지원자는 36명에 불과했다. 지원율은 13.1% 수준이다.
비수도권에서 지원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충남대병원으로, 28명 정원에 7명이 지원했다. 이어 대구파티마병원이 3명 모집에 6명이 지원해 지원율 200.0%를 기록했다. 다만 지원자 6명 중 5명이 정형외과에 몰렸다.
단국대병원은 12명 모집 중 4명, 삼성창원병원은 5명 모집에 2명, 충북대병원은 22명 정원에 2명, 대전을지대병원은 12명 중 2명, 제주대병원 10명 중 2명이 지원했다.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조선대병원, 포항성모병원, 건양대병원은 지원자가 각각 1명이었다.
경상국립대병원,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대구의료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강릉아산병원, 영남대병원, 삼육부산병원, 부산광역시의료원, 부산성모병원은 지원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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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과 311.1% vs 필수과 9.9%…소아청소년과·흉부외과 처참
전공과목별 양극화는 지역별 격차보다 더 컸다.
피부과는 전국에서 1명 모집에 7명이 지원해 700% 지원율을 기록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1명 정원에 5명으로 500%, 성형외과는 7명 정원에 21명 지원으로 지원율 300%였다.
정형외과는 12명 모집에 35명이 지원해 291.7%를 기록했다. 마취통증의학과와 재활의학과도 각각 3명 모집에 8명이 지원해 266.7%로 집계됐다.
소위 피부과·정신건강의학과·성형외과·정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재활의학과 등 인기과 6개 과목엔 27명 정원 중 84명이 몰렸다. 전체 인기과 합산 지원율은 311.1% 수준이다.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88명 정원에 지원자가 1명에 불과했다. 지원율은 1.1%였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2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응급의학과는 45명 중 4명, 외과는 44명 모집에 6명, 내과는 115명 모집에 18명이 지원했다.
내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외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의료와 밀접한 6개 과목은 총 353명 모집에 35명 지원으로 지원율은 9.9%였다.
이들 필수과가 전체 모집 정원의 71.2%를 차지했지만 해당 과목에 대한 지원자는 전체 지원자 148명 가운데 23.6%에 불과했다.
의정사태 이후 전공의가 일부 수련현장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결국 이번 모집결과도 비수도권, 필수의료 분야 인력 공백은 해소되지 않고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체 지원율로 정상화를 판단하기보다 지역, 과목별 충원율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인기과와 기피과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며 “기피과는 정원을 채우기는 커녕 지원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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