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고혈압·당뇨병 노인 45만명 ‘지원 중단’
내년 진료비 1500원·약제비 2000원 폐지…지역 교육센터 ‘반발’
2026.08.13 16:34 댓글쓰기



정부가 내년부터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에 참여하는 65세 이상 환자 진료비와 약제비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지역 등록교육센터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공동대책협의회는 13일 공동성명을 내고 “질병관리청은 약 45만명 노인 환자에 대한 진료비·약제비 국고지원 중단 계획을 철회하고 사업 개편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지난 16년간 전국 19개 지역에서 시행됐다. 사업에 등록한 65세 이상 환자에게 의료기관 방문 시 진료비 1500원과 약제비 2000원을 지원하고, 치료를 중단한 환자에게 리콜·리마인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교육과 상담도 연계한다.


질병관리청은 국정과제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 개선과 보건소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기능 강화·전국 확대에 맞춰 사업을 개편할 예정이다.


기존 등록환자에게 제공하던 진료비와 약제비 국고지원은 중단하고, 등록교육센터는 ‘만성질환통합관리센터’로 전환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과 연계해 교육·상담 대상을 전 연령층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협의회는 이번 개편으로 등록관리사업의 핵심인 환자 등록과 지속 치료체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료비·약제비 지원이 단순한 비용 보조가 아니라 환자를 사업에 등록시키고 정기적인 의료기관·약국 이용과 미방문자 관리, 교육·상담으로 연결하는 장치였다는 주장이다.


협의회는 “소액 지원을 시작으로 환자 등록, 의료이용 확인, 미방문자 발견, 리콜·리마인드, 교육·상담이 하나의 체계로 운영돼 왔다”며 “지원이 중단되면 지방비까지 위축돼 기존 관리체계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고지원 예산 삭감 규모와 신규 사업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19개 지역 등록관리사업의 국고지원 예산은 연간 약 100억원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진료비·약제비 지원 예산 약 50억원을 줄이는 대신 약 10억원을 투입해 내년 하반기부터 일부 지역에 만성질환통합관리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센터 숫자는 늘어날 수 있지만 사업의 핵심 예산과 기능은 오히려 축소된다”며 “비용편익비가 1.4로 나타나는 등 경제성이 확인된 기존 사업을 줄이면서 이를 기능 강화와 전국 확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새 사업모형 검증 전 기존 예산부터 삭감”


새로 도입되는 만성질환통합관리센터의 대상과 서비스 방식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만성질환통합관리센터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등록한 환자에게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고, 향후 관리 질환과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그러나 협의회는 신규 사업 타당성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사업 예산부터 삭감하는 것은 정책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고령층은 건강생활실천지원금 이용이나 디지털 기반 서비스 참여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새로운 사업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기존 사업과 신규 센터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비교·평가한 뒤 개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새로운 체계가 오히려 노인 환자의 건강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개편 과정에서 충분한 영향 평가와 의견수렴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등록관리사업에는 환자 약 45만명과 병·의원 1603곳, 약국 2325곳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는 일부 센터 현장 방문과 센터·지방자치단체 관계자 간담회만 진행됐을 뿐 등록환자와 의료기관, 약국 등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는 없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질병관리청에 ▲2027년 진료비·약제비 국고지원 중단 계획 철회 ▲기존 사업과 만성질환통합관리센터의 효과·타당성 비교평가 및 결과 공개 ▲등록환자·지자체·의료계·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 ▲등록관리서비스의 실질적인 전국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전국 14개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를 비롯해 지역 노인회와 보건의료기관 등 78개 기관, 환자 등 개인 5231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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