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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투여한 뒤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했다는 사례가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GLP-1 계열 치료제 안전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운자로 성분인 터제파타이드와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티드 투여 후 췌장염이 발생했다는 이상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고 사례만으로 해당 의약품이 췌장염을 유발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췌장염과 담낭질환 등이 두 성분 제제의 국내 허가사항에 이미 반영된 위험이라며 국내외 이상사례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운자로를 처음 투여한 당일 급성 췌장염 증상이 발생해서 약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췌장 관련 수치가 정상 범위 10배까지 상승하고 염증·간 수치도 크게 올라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주장했다. 의료진으로부터 췌장 괴사에 따른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패혈증성 쇼크 위험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공개된 내용만으로 마운자로와 급성 췌장염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환자의 진료기록과 정확한 검사 결과는 물론 담석, 음주, 고중성지방혈증, 기저질환, 병용약물 등 다른 발병 요인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사례 보고 역시 의약품 사용 후 발생한 바람직하지 않은 의학적 사건을 수집하는 제도로, 보고된 모든 사례가 해당 의약품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터제파타이드 3건·세마글루티드 4건 보고
식약처 출입 전문지기자단이 GLP-1 계열 치료제의 췌장 안전성과 관련해 질의한 결과, 국내에서도 터제파타이드와 세마글루티드 투여 후 췌장염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각각 보고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터제파타이드 성분 제제는 국내 출시 이후인 2025년 8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췌장염 이상사례 3건이 접수됐다.
세마글루티드 성분 제제에서는 시판 후부터 2026년 3월까지 급성 췌장염 4건이 보고됐다. 이 가운데 3건은 중대 이상사례로 분류됐다.
다만 식약처는 세마글루티드 관련 중대 이상사례의 보고 사유가 입원이나 생명 위협, 사망, 중대한 장애 또는 기능 저하 등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터제파타이드와 세마글루티드에서 보고된 췌장염 사례 모두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약물과 이상사례의 인과성을 평가하려면 투약과 증상 발생 사이의 시간적 선후관계뿐 아니라 기존 질환과 병용약물, 다른 발병 원인, 투약 중단 이후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특히 급성 췌장염은 담석과 음주, 고중성지방혈증, 특정 약물 등 원인이 다양하다. 비만이나 당뇨병 환자가 이 같은 위험요인을 함께 보유한 경우도 있어 개별 사례에서 약물의 영향을 분리해 판단하기 쉽지 않다.
영국은 경고 강화…국내 허가사항엔 이미 반영
췌장염은 GLP-1 계열 치료제에서 새롭게 확인된 위험은 아니다. 터제파타이드와 세마글루티드의 국내 허가사항에도 관련 내용이 반영돼 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올해 초 GLP-1 수용체 작용제와 GIP·GLP-1 이중작용제 제품정보를 개정, 괴사성·치명적 급성 췌장염을 포함한 중증 위험에 대한 경고를 강화했다.
영국에서 2007년부터 2025년 10월까지 해당 계열 약물과 관련해 접수된 췌장염 의심 보고는 1296건이었다. 이 가운데 사망 사례는 19건, 괴사성 췌장염은 24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통계 역시 자발적 이상사례 보고에 기반한 만큼, 개별 약물과의 인과성이 모두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약처는 영국이 경고를 강화한 이상사례가 터제파타이드의 국내 허가사항에 이미 반영돼 있으며, 세마글루티드 허가사항에도 급성 췌장염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담낭질환 등 주요 이상사례도 두 성분의 허가사항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온라인 사례를 계기로 국내에서 새로운 안전성 위험이 처음 확인됐거나 긴급 안전조치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
기존 허가사항을 통해 위험을 안내하면서 실제 사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국내 이상사례와 해외 규제기관의 판단을 관찰하는 단계다.
식약처는 췌장염을 GLP-1 계열 전체에서 관리해야 할 ‘계열 효과’로 판단하는지, 성분별 위험 차이를 별도로 분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식약처는 “터제파타이드와 세마글루티드의 국내 허가사항에 췌장염이 이미 반영돼 있다”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안전성 정보와 국내 이상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가 투여 중 지속적이고 심한 복통을 느끼거나 통증이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췌장염 가능성을 고려해 신속히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MHRA도 급성 췌장염이 의심되면 투약을 즉시 중단하고, 췌장염으로 확인된 경우 해당 치료제를 다시 투여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세마글루티드 시신경병증 1건…허가사항 변경 추진
세마글루티드와 관련해서는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도 새로운 안전관리 사안으로 떠올랐다.
NAION은 시신경으로 공급되는 혈류가 줄어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시야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세마글루티드와 NAION의 연관성을 검토한 뒤 이를 ‘매우 드문’ 이상반응으로 제품정보에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사례가 1건 접수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세마글루티드 성분 비만치료제의 시판 이후부터 2026년 3월까지 ‘허혈성 시신경병증’ 이상사례 1건이 보고됐다. 이 사례 역시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약처는 NAION과 관련한 해외 허가사항 변경 내용을 해당 업체와 논의했으며, 국내 허가사항에 반영하기 위한 변경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췌장염과 담낭질환이 국내 허가사항에 이미 반영된 위험이라면, NAION은 해외 규제당국 평가를 토대로 국내 제품정보를 새롭게 보완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GLP-1 계열 치료제가 당뇨병을 넘어 비만치료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실제 투여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사용량이 늘수록 임상시험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드문 이상사례가 시판 후 보고체계를 통해 포착될 가능성도 커진다.
식약처는 “현재 터제파타이드와 세마글루티드에 대해 국내 이상사례와 미국·유럽·일본 등의 안전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추가적인 안전성 정보가 확인되면 국내 허가사항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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