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노조 설립에 이어 병원별, 직역별로 흩어져 있는 의사 노동조합을 전국 단위 조직으로 엮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이를 통해 정부와 의료기관을 상대로 교섭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21일 전국의사노조 준비위원회의 출범을 알리는 입장문을 통해 “전국 곳곳에 의사 노조를 만들어 돕고, 연결하겠다”고 선언했다.
공동준비위원장에는 김재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의사노조 위원장과 노재성 아주의대 교수노조 위원장, 유청준 전공의노조 조직전략본부장이 참여한다.
준비위는 정부의 의료정책과 의료기관의 경영 결정이 의사 근로조건뿐 아니라 진료환경과 환자안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정작 의사들은 이 과정에서 협상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봉직의·전공의·교수 등 피고용 의사들이 근로자로서 노동3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준비위는 “의사에게도 노동3권은 권리다. 단, 조직을 통해 실제 행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권리가 된다. 그동안 의사들은 의료정책, 의료기관의 부당한 제안 등에 개별적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일부 단체와 개인이 거대한 정부와 의료기관을 상대로 대등하게 협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이같은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의사들의 노조 조직화 요구도 상당히 높다. 앞서 병의협이 회원 대상 진행한 의사노조 조직화 관련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6.9%가 ‘의사노조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국의사노조 창설 시 가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94.5%에 달했다. 직역별로 봉직의가 88.0%, 전공의 78.8%, 교수 70.2% 순이었다. 그러나 실제 의사노조 가입률은 6.4%에 불과했다.
이에 준비위는 노조 필요성 자체보단 조직화 과정 및 지원체계의 부재가 저조한 가입률의 원인이라고 봤다. 노조 설립 과정에서의 법률·노무 문제 부담 및 병원으로부터 불이익이 문제라는 것.
의사노조 설립지원센터 운영
실질적인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해 준비위는 전국의사노조 출범과 함께 ‘의사노조 설립지원센터’를 핵심 사업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노조 설립을 원하는 의사가 익명 또는 실명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초기 상담부터 발기인 모집, 조직형태 결정, 규약 작성, 설립총회, 설립신고, 사용자 통보, 최초 단체교섭까지 전(全) 과정을 지원한다.
변호사와 노무사, 기존 의사노조 관계자 등도 실무 지원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1병원 1의사노조’ 운동도 추진한다.
특히 공공병원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지역별 설명회를 열고 실제 의사노조 설립과 교섭 사례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설립 이후 단체교섭 및 협약 등에 대한 법률·노무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초기부터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기보다는 병원별·직역별 조직률을 높이고 공동 의제를 발굴하면서 단계적으로 전국적 연대체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준비위는 개원의 조직화 가능성도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개원의가 노조 또는 집단적 교섭권을 가질 수 있는지 법·제도를 검토하고, 장기적으로 개원의 조직화까지 추진한다.
위원회는 “전국 곳곳에 의사노조를 만들고 새롭게 만들어진 노조가 성장하도록 돕고, 기존 노조를 전국적 네트워크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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