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시행을 앞둔 의료중심 요양병원 도입 및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두고 요양병원계 기대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지정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간병비 급여화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의료중심 요양병원은 약 500개, 간병급여 대상 환자는 약 8만5000명 규모가 유력시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병원 숫자와 대상 환자를 먼저 정하기보다 어떤 환자를 누가, 어디서, 어떤 수가체계로 치료할 것인지부터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 설계부터 정부와 논의를 이어온 대한요양병원협회 이운용 회장은 “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의료중심 요양병원 선정기준 및 환자분류, 수가, 인력기준, 일반 요양병원 역할을 하나의 패키지로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Q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대한 입장은
방향 자체에는 동의한다.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집중시키고, 요양병원 의료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순서다. 500개 병원을 먼저 정하지 말고, 어떤 환자를 누가, 어디에서, 어떤 수가로 치료할 것인지부터 설계해야 한다. 지금 현장이 불안한 이유는 개혁을 반대해서가 아니다. 내년 상반기 시행을 얘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선정기준, 급여대상, 수가체계 등에 대해 아직 명확한 내용이 없어 불안한 상황이다.
Q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걸맞은 ‘의료중심 수가’다.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많이 받고 의사와 간호사를 더 늘리라고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체계가 있어야 한다. 중증환자를 많이 진료할수록 병원 부담이 커지는 구조에서 의료기능 강화를 요구해서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
행위별수가제로의 전면 개편 주장이 아니다. 일당정액수가를 유지하면서 의료필요도 가산, 필수 의료행위 별도수가, 인력가산, 성과 보상을 결합한 혼합형 수가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환자 기능을 바꾸려면 병원 기능이 바뀌어야 하고, 병원 기능을 바꾸려면 결국 수가가 바뀌어야 한다.
Q 적정성평가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나
의료 질에 따라 보상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 다만 서로 기능이 다른 요양병원을 한 줄로 세워 상대평가하는 방식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병원마다 환자 구성과 의료기능이 다른데 단순히 순위를 매기면 의료의 질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병원 간 경쟁에 대한 보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앞으로는 절대평가와 의료기능별 평가, 중증도 보정을 함께 적용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 국가가 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질 기준을 충족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 병원끼리 경쟁시키는 게 아니라 국가가 제시한 ‘의료 질(質) 기준’과 경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Q 일본 의료체계에서 참고할 부분이 있나
물론이다. 일본 환자분류 방식은 참고할 부분이 많다. 일본은 환자를 중증도 하나만 갖고 판단하지 않는다. 의료처치, ADL 등을 구분해 평가하고 이를 조합해 의료필요도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완전히 와상 상태이고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 환자라도 특별한 의료처치가 없다면 의료필요도가 낮을 수 있다.
반대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환자라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지속적인 의료처치가 필요하다면 의료필요도가 높을 수 있다. 우리 역시 최고도·고도·중도·경도라는 한 축만으로 환자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의료필요도, 의료처치 필요도, ADL·돌봄 필요도를 구분해 환자를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Q 일본 수가체계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일본 환자선별 기준만 가져오고 수가 보상체계는 가져오지 않는다면 그것을 일본 모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일본 역시 정액수가를 사용하지만 실제 의료자원 투입과 의료의 질을 수가에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우리도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집중시키려 한다면 그 환자를 진료하는 데 필요한 의료자원 투입을 수가에 반영해야 한다. 특히 중증환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체감제를 적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본인부담만 높이면 환자가 갈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요양병원 환자 본인부담과 간병비 부담을 단순히 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정책 불확실성에 불안감 확산, 환자분류‧보상체계 세밀한 설계 필요”
“지정 탈락 병원들에 대한 회생책 마련해야”
Q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은
가장 먼저 숫자 근거를 묻고 싶다. 현재 거론되는 의료중심 요양병원 약 500개와 간병급여 대상 환자 약 8만5000명을 단순히 나누면 병원당 170명 정도다. 200병상 규모의 병원이라면 전체 환자의 약 85%에 해당한다. 중증환자 비중이 평균 40% 수준인 병원이 단기간에 85%까지 끌어올리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8만5000명이 새롭게 생겨나는 환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도 전국 요양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이다. 만약 같은 의료필요도를 가진 환자라도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간병급여를 받을 수 있고 일반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받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되겠나. 환자와 보호자가 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 병원을 옮길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환자 의료필요도가 아니라 병원 지정 여부가 간병급여 접근성을 결정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Q 그렇다면 몇 곳 정도가 적정한가
대한요양병원협회에서는 700~800개에서 최대 1000개 수준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다. 지역별 고령인구, 중증환자 수, 필요한 병상 규모, 병상가동률 등을 종합해 실제 필요한 의료공급량을 산출해야 한다.
정부가 숫자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수가와 환자 구성 관계를 설계해 의료기관이 기능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서 요양병원 병상 구조를 단기간에 급격하게 바꾸는 것은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기능정립이 잘못되면 결국 사회적 약자인 환자와 보호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Q 지정되지 않는 병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 부분이 반드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 500개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요양병원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능이 부족하고 지역에서 필요성이 낮은 병상은 조정될 수 있다. 의료기능을 강화할 병원에는 투자 기회를 주고, 전환이 어려운 병원에는 요양시설이나 회복기 재활, 호스피스, 치매 특화 등 다른 기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이들 병원 역시 오랫동안 우리나라 만성기 의료와 노인돌봄을 담당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Q 정부에 어떤 요구를 하고 싶나
의료중심 요양병원 선정기준을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의료필요도·의료처치·ADL을 반영한 정교한 환자분류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의료중심 요양병원이 실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의료중심 수가는 물론 500개 병원과 8만5000명이라는 숫자 산출 근거와 함께 실제 환자 이동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일반 요양병원이 기능전환하거나 질서 있게 구조조정될 수 있는 출구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2027년이 단순히 요양병원을 ‘500개와 나머지’로 나누는 해가 아닌 대한민국 만성기 의료체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내년 상반기에 반드시 시행해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면 서두를 필요도 없다. 정책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 안착이다.
환자만 나눈다고 기능 정립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 분류와 함께 수가, 평가도 바뀌어야 한다. 특히 일반 요양병원이 갈 수 있는 길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결국 핵심은 ‘500개 병원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가 아니다. 의료와 간병이 필요한 환자를 누가, 어디에서, 어떤 수가로 치료할 것인가.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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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800 1000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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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5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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