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력난과 시설 부족 등을 호소하며 정부 지원 확대를 요구한 지역 국립대병원을 향해 ‘그동안 병원은 무엇을 했느냐’는 책임론이 제기됐다.
지역의료 위기가 오래 누적된 만큼 정부 지원 부족만 탓할 게 아니라 국립대병원 자체적인 준비와 자구노력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10월 8일 9개 지역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는 의료인력 부족과 낮은 보수, 시설 확충 부담 등을 호소하는 병원장들 발언이 잇따랐다.
“그동안 지역 대학병원들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국감을 하면서 화가 많이 난다. 국감장이 마치 민원 현장이 된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어 “병원장들이 제기한 문제들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면서 생긴 일이냐”며 “그동안 지역 대학병원들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가 하루이틀에 생긴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서 의원은 서울과 충북 치료 가능 사망률 격차가 12.7%p에 달하는 점과 지역환자의 수도권 원정진료 비용 등을 거론하며 지역 대학병원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지역 대학병원이 신뢰를 받지 못하니까 이런 일이 생긴 것 아니냐. 그동안 지역 대학병원은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복수경 충남대병원장은 “책임 있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마치 지역 대학병원에는 책임이 없고 정부 정책만 잘못된 것처럼 국감장이 흘러가는 것은 유감”이라며 “왜 의료현장이 이렇게 되도록 방치했는지, 병원들 책임은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9개 병원 업무보고서, 필수의료 네트워크 계획은 부산대병원만 마련
보건복지부 이관 이후 국립대병원이 지역 필수의료 중심 역할을 맡게 됐지만 정작 지역 의료기관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립대병원 한 곳 역량만 강화해서는 지역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역 병·의원과 협력해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립대병원들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지역 필수의료 네트워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국립대병원 업무보고서 가운데 필수의료 네트워크 내용을 담은 곳은 부산대병원이 유일했다”며 “복지부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병원들도 아직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는 상황이 큰 문제”라고 밝혔다.
국립대병원이 기존 핵심 기능조차 장기간 회복하지 못한 사례도 공개됐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대병원 본원이 지난 2018년 권역응급의료센터 평가에서 필수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C등급을 받은 뒤 약 7년 동안 권역센터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 점을 짚었다.
올해 부산권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동아대병원과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양산부산대병원이 선정됐지만 부산대병원 본원은 공모에 신청하지 않았다.
백 의원은 “부산을 대표하는 국립대병원 본원만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빠진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느냐”고 물었고, 김해영 부산대병원장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백 의원은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의사도 2018년 11명에서 금년 8월 말에 8명 수준으로 줄었다”며 “이를 노후하고 협소한 시설 문제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약 7000억원 규모 지역완결형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 구축사업에 대해서도 백 의원은 “예타 통과를 성과의 끝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며 권역응급의료센터 기능 회복 등 필수의료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의원은 “부산대병원이 차기 권역응급의료센터 공모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김 원장도 공모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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