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핵심 혈관인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에서 스텐트 시술과 관상동맥우회술의 10년 사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대규모 아시아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박승정·강도윤·위성봉 교수팀이 아시아 5개국 46개 의료기관에서 지난 20년간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으로 치료받은 환자 5379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스텐트 시술과 관상동맥우회술 10년 사망률이 각 24%, 22.9%로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일부 서구권 연구와 달리 두 치료법의 장기 생존율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제시했으며, 아시아환자 장기 치료 성적을 대규모로 분석한 점을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란셋’에 게재됐다.
좌주간부는 좌측 관상동맥 시작 부분으로 심장근육의 넓은 부위에 혈액을 공급한다. 이 부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관상동맥우회술과 스텐트 시술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다른 혈관으로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개흉수술이며, 스텐트 시술은 좁아진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해 넓히는 방식이다. 특히 스텐트 시술은 개흉수술보다 신체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교수는 1998년 세계 처음으로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을 성공했다. 이후 관련 기술이 발전하며 적용이 확대됐지만 장기 치료 효과 비교 연구는 주로 서구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아시아 환자의 장기 성적을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亞 5개국 46개 의료기관 스텐트 환자 3836명·관상동맥우회술 환자 1543명 분석
박덕우 교수팀은 200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대한민국,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 46개 의료기관에서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으로 약물방출스텐트를 이용한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3836명,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 1543명 등 총 537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스텐트 시술군과 관상동맥우회술군 사망률은 ▲치료 후 1년 이내 각각 3.2%, 3.4%, ▲치료 후 1~5년 사이 각각 9.2%, 8.4%, ▲치료 후 5~10년 사이 각각 14.3%, 12.5%로 나타났다. 치료 시작부터 10년까지 누적 사망률 역시 스텐트 시술군 24.0%, 관상동맥우회술군 22.9%로 두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합병증 발생률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두 치료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시술 관련 심근경색 발생률은 스텐트 시술군 1.8%, 관상동맥우회술군 0.4%였고, 이후 발생한 자발성 심근경색도 각각 4.6%, 1.9%로 스텐트 시술군에서 높았다. 표적혈관 재시술 및 수술 발생률 역시 스텐트 시술군 11.8%, 관상동맥우회술군 4.6%로 차이를 보였다.
반면 뇌졸중 발생률은 스텐트 시술군 3.0%, 관상동맥우회술군 6.2%로 관상동맥우회술군에서 더 높았다.
박승정 교수는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은 지난 30년간 대한민국이 전세계적으로 선도해온 분야”라며 “이번 연구는 그동안 축적해 온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한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박덕우 교수는 “그동안 좌주간부 관상동맥질환에서 어떤 치료가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인지를 두고 세계적으로 논의가 지속돼 왔지만 이번 대규모 국제 공동연구로 두 치료법 10년 사망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심혈관 중재시술 국제학술대회 ‘TCT(Transcatheter Cardiovascular Therapeutics) 2026’에서 주요 임상연구 성과를 집중 조명하는 ‘최신 주요임상연구’ 세션에 선정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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