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비급여 진료 가격과 정보를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법률안에 대해 의료인 진료 자율성과 환자 치료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5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3일 백혜련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이 발의한 ‘비급여 항목 관리에 관한 법률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법안은 비급여 항목 가격과 진료내역을 수집하고 정부가 가격관리 기준과 표준임상진료지침을 마련하며 이를 실손보험 정책과 연계하는 관리 체계 구축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병의협은 “법안이 비급여 의료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국민 치료 선택권을 축소하며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정당성에 대한 헌법적 논란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환자 보호라는 목적만으로 모든 규제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법안 문제는 정보 제공을 넘어 비급여 의료 전반을 정부 중심 통제 체계에 편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안 제13조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비급여 항목별 적정 가격 범위와 산정 방법 등을 고시하고 준수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한 점을 문제 삼았다.
법률상 강제 규정은 아니지만 정부가 정한 가격 기준이 향후 보험금 지급 심사나 의료기관 평가 등에 활용되면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가격 결정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급여비용 심사청구 시 비급여 진료내역을 함께 제출토록 한 제6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병의협은 “국회는 이러한 자료 수집이 단순한 현황 파악에 그칠 것인지, 향후 실손보험 심사나 비급여 제공 제한으로 확대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법안에는 제출 자료를 이용한 비급여 심사·삭감이나 실손보험 지급 제한으로의 확장을 막는 구체적인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표준임상진료지침을 심의·의결하는 조항도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의 결정 구조를 이처럼 폭넓게 행정부에 맡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급여 진료 정보 제출과 표준코드 사용 등에 따른 의료기관 행정부담 증가와 공·사 의료보험 연계가 민간보험사 지급 책임을 줄이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나아가 협의회는 “비급여 자율성 축소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헌법적 정당성을 다시 묻게 한다”며 “비급여가 명목상으로만 남고 실질적인 선택의 여지가 사라질수록 당연지정제와 비급여 규제가 결합한 기본권 제한의 비례성을 다투는 헌법적 분쟁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병의협은 법률안 철회, 공적 급여 심사·실손보험 지급 제한 확장 접근 중단, 안정적 급여 진료 환경 조성, 당연지정제 폐지 및 자율계약체계 전환 공식 논의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이 국민 치료 선택권까지 줄이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국회는 법률안을 철회하고 환자 권리와 의료인 자율성을 함께 보장하는 의료제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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