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위원장·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힘 싣는 '노정합의'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도 관심, '국민 바람 반영된 합의로 현실화 추진” 뜻 결집
2021.10.13 16:2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9.2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과 복지부 간 노정합의안 이행을 위해 정부·국회 뿐 아니라 대한간호사협회·대한병원협회·건강보험공단·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보건의료계 유관단체가 뜻을 모으고 있다. 
 
합의안 주 내용인 ‘공공의료 확충’·‘보건의료인력 처우 개선’ 등에 대해 유관 기관들이 동의를 표하고 이행을 적극 약속하고 있어, 현재까지 보건의료노조 행보는 순조롭게 이행되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노정합의 의미와 후속과제 국회 토론회’는 앞으로 추진해야 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보건의료노조가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측 박완주 정책위 의장·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김성주·이용빈·고영인·이수진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주최측을 포함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영호 병원협회장, 신경림 간호협회장,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12명이 축사를 했다. 이날 토론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국정감사로 분주한 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짬을 내 참석, 예정된 순서를 바꿔 축사를 전하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지난 9월 2일 예고된 총파업이 파국이 아닌 협상으로 타결됐음에 의미를 부여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난 노정교섭은 코로나19 의료재난 극복을 위한 국민적 요구였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 과제였다”면서 “파업 전 타결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이 반영된 합의”라고 자부했다. 
 
김민석 위원장은 “‘더는 못 버티겠다’고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도 정부와 노조 모두 대화를 위한 노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라며 “시의적절한 합의로, 의료계 해묵은 숙제를 풀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장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송영길 대표는 “합의문에 담긴 내용은 의료의 공공성·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라며 “더불어민주당도 노정합의 뒷받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예산확보 및 법개정이 필요한 모든 부분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병협·간협 측도 의료 현장에서 해당 노정합의가 의료진 처우 개선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되리라 전망했다. 
 
정영호 병협회장은 “의료현장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2년여 가까운 장기화로 의료진들의 정신·육체적 소진이 심각하다”며 “지속적 감염 대응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정 측 결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신경림 간협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헌신해온 간호사가 더 이상 희생을 강요받지 않고 개선된 근무환경에서 적정한 처우를 보장받으며 근무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간협은 환자안전·국민건강·간호사분들을 위해 합의안이 결실을 맺도록 대국회·대정부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공병원은 건보공단 차원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공공병원이 적정 비중으로 확충돼 많은 국민들에게 양질의 표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에 보조를 맞추는 건강한 의료공급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민은 적정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건보재정도 좋아지게 된다”며 “공단은 보험자로서 체계적 보건의료인력 관리·수가 현실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노정합의 관련 당정합의, 지난 8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장관)와 보건노조 간담회 등이 진행된 바 있다. 
 
의협 “의사인력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노정합의는 독단” 반발 거세 

한편, 또 다른 의료계 유관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측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노정합의문에 의사인력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해 의협 측은 “당사자를 제외한 독단적 합의”라며 비판한 바 있다. 
 
지난 9월 노정합의 직후 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해당 합의 내용의 타당성·실현 가능성에 대해 우려스러운 것을 넘어 개탄스럽다”며 “공공의료 강화 등 대부분의 합의 내용은 지난해 9.4 의사 파업 철회를 전제로 이뤄진 의정 합의에 따라 의정 협의체에서 논의될 사안인데 복지부는 합의도 없이 이를 파업에 끌어들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 앞에 닥친 파업을 수습해보고자 공수표를 남발한 처사”라며 “독단적으로 이를 시도하면 파국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공의대와 관련해서도 의협은 “국립대학인데도 실습 시 기자재가 없어 학생들이 방학 때 서울 소재 대학에서 빌려 연습했던 적이 있다”며 “만들어만 놓고 질 높은 교육을 못 해주니 의료 질은 저하되고 배출된 의료진들이 지방에 있으면 환자들은 지방의료원에 안 가고, 지방 의료원들은 더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복지위 국감에서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이후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정협의를 중단했다”며 “의료계가 의료인력 충원을 위한 정부 정책 시행을 방해하고 있다. 의정 협의를 ‘패싱’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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