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정부를 향해 직업 선택 자유마저 박탈하려는 위헌적 행태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여성 혐오 발언을 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보건복지부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협 비대위는 "브리핑에는 혐오와 왜곡, 그리고 위헌적 폭력이 가득했다"며 "사직한 근로자를 명령을 통해서 강제로 일하게 만드는 대한민국이 과연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별적 자유 의지로 사직한 전공의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행사한 것이며, 정부는 이미 사직해 직장이 없는 의료인에게 근로기준법과 의료법을 위반한 강제 근로를 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헌법 제15에는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 자유를 가진다고 돼 있고 직업 선택 자유에는 직업을 그만둘 자유, 즉 퇴사할 자유도 포함돼 있다는 게 비대위측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본인 자유 의사에 반한 강제 근로는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으며,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료기관에서만 의료 행위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의협 비대위는 "아무리 행정부 명령이라도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효력이 부인되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의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잘못된 정책에 의사로서의 희망이 사라져 스스로 그 길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악마화해 비난하고, 국가의 폭력적인 명령으로 강제 근로를 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정부가 헌법과 근로기준법을 무시하고 한 집단에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정부는 더 이상 의사들의 자율적인 선택인 의업 포기를 불법적 행동으로 매도하지 말라"면서 "국민을 볼모로 한 집단을 죽이고 있는 정부가 정당화되는 국가라면, 앞으로 대한민국 모든 의사는 어떠한 미련도 없이 의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 혐오 발언을 한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박 차관은 오늘 브리핑 중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조사한 보고서가 여성의사 비율 증가, 남성과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 등을 고려해 과학적 분석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의협 비대위는 "여성의 근로 능력을 낮게 생각해 진행한 연구를 근거로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오히려 여성의사 비율이 높다"며 "이러한 사실마저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현 정책이 얼마나 허술한 근거에서 비롯됐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 전 '의새'라는 의사 비하 발언에 이어 여성 차별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박민수 차관은 고위 공직자로서 기본도 갖추지 못한 인물이다. 당장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와 동시에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