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기업공개(IPO) 도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불확실한 증시 변동성에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지만, 기업들의 도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증시 입성에 실패했던 기업들은 주관사를 바꾸는 등 전술을 다듬고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어 IPO 시장에 열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파인메딕스·토모큐브 등 증권신고서 제출…IPO 본격화
업계에 따르면 소화기 내시경 시술기구 기업 파인메딕스가 지난 8월 29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상장위원회 상장예비심사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009년 설립된 파인메딕스는 최소 침습 시술을 위한 내시경 시술기구를 개발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ESD)에 사용되는 내시경용 절개도와 내시경 점막절제술(EMR)에 사용되는 올가미가 있다.
파인메딕스는 지난해 매출액 102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국내를 넘어 영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등 여러 국가에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해외 매출 비중을 기존 30%에서 중장기적으로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포 이미지 처리 전문기업 토모큐브도 지난 8월 29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토모큐브는 이번 상장을 통해 20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900원~1만34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218억~268억원이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9월 20일~26일까지 5일간 진행하고 10월 2일~4일까지 사흘간 일반청약을 거쳐, 10월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토모큐브는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 graphy) 기술 기반 세포 이미징 장비 및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이란 세포 손실과 변형 없이 살아있는 세포나 오가노이드를 고해상도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토모큐브 독자 기술이다.
토모큐브는 2023년 매출액 37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2022년) 100.3% 성장했다.
토모큐브는 이번 상장을 통해 인공지능(AI) 분석 기능이 포함된 소프트웨어를 출시해 제품 및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불안한 증시…'에스지헬스케어·미라셀' 스팩합병으로 우회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에스지헬스케어는 지난 4월 하나금융22호스팩과 스팩합병을 결정하고 8월 22일 코스닥 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에스지헬스케어와 하나금융22호스팩 합병비율은 1대 0.3285691다. 합병 완료 시 하나금융22호스팩은 소멸되고, 에스지헬스케어는 존속법인으로 남는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4일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2024년 12월 19일이다.
에스지헬스케어는 2009년 설립된 회사로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저선량 CT, MRI, 초음파 등을 개발, 제조 및 수출하는 회사다. 2023년 기준 매출액 270억원, 영업이익 22억,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혈액 및 골수 추출 키트 전문기업 미라셀도 지난 7월 29일 거래소에 스팩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미라셀은 케이비제21호스팩과 흡수합병을 통해 상장한다. 합병비율은 1대 0.1678133, 합병기일은 내년 2월 3일이다. 주관사는 KB증권으로 신주 상장 예정일은 같은 해 2월 19일이다.
1986년 설립된 미라셀은 의료 분야에 30년 이상 종사한 신현순 대표가 창업했다. 당초 의료용 기기를 비롯한 식품, 화장품 등을 제조해 도소매, 무역, 수출입을 활발히 진행해 오다 2007년부터 줄기세포 기업으로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세포용 원심분리장치 ‘스마트엠셀(SMART M-CELL)’ 전혈과 골수에서 우수한 양의 세포들을 추출 및 농축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매출 대부분이 여기서 발생하는데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6억원, 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흑자로 전환한 2022년 대비 91.3%, 399.2% 증가한 수준이다.
진캐스트·로킷헬스케어·동방메디컬도 동참 행렬
이밖에 액체생검 암 진단기업 진캐스트는 7월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장기 재생 기업 로킷헬스케어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2016년 설립된 진캐스트는 효소 기반 분자진단 원천 기술을 보유한 액체생검 암 진단 전문기업이다.
회사는 혁신적인 DNA 중합효소(Polymerase)를 기반으로 ADPS라는 원천 기술을 통해 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한 초고민감도 구현에 나서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로킷헬스케어는 복합만성질환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 초개인화 장기 재생 플랫폼을 개발했다.
주력 제품인 ‘닥터 인비보(Dr.INVIVO)’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환자 피부조직과 유사한 패치를 출력하고 이를 환부에 붙여 직접 치료한다.
특히 로킷헬스케어는 앞서 2021년 기술성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해 코스닥 시장 상장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주관사를 교체하고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으로 전략을 수정해 올해 1월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A등급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한방 의료기기 회사 동방메디컬도 9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동방메디컬은 한방 침과 부항컵 등의 한방 의료기기 제품군과 필러, 흡수성 봉합사, 각종 특수침 등의 미용 의료기기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특허 79건을 포함해 총 276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동방메디컬 총 공모주식수는 340만1029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9000원~1만5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약 357억원(공모가 상단 기준)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오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28일과 29일 일반 청약을 받은 후 11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다원시스 자회사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시스템 개발기업 다원메닥스도 지난 4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다원메닥스는 가속기 기반 붕소중성자포획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가속기 기반의 붕소 중성자 포획치료는 중성자를 이용해 정상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만을 사멸시키는 암치료 방법이다.
현존하는 의료기술로 치료가 어려운 뇌종양, 두경부암, 피부 흑색종 등에서 뛰어난 치료효과가 있고 수술없이 1회치료만으로 높은 암치료효과를 보인다.
이 외에 의료 인공지능 기업 뉴로핏도 8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IPO 준비가 한창이다.
뉴로핏은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각각 A·BBB 등급을 확보하며 신청 조건을 갖추면서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뉴로핏은 뇌 질환 치료를 위한 전기적 뇌 자극 시뮬레이션 기반 연구를 해 온 빈준길 대표와 김동현 CTO(최고기술책임자)가 2016년 3월 설립한 회사다. IPO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동종 업계에서는 여섯 번째 상장사가 된다.
뉴로핏은 기술성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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