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열리는 국내 의료기기전시회 '실효성'
대부분 소규모·실적 달성 불투명···업체 '성과 적어 부담감 커'
2018.08.14 12:2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의료산업 부각에 따라 국내에서 많은 의료기기 관련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료기기 관련 전시회는 평균 두 달에 한 번 꼴로 개최되는 중이다.

올해만 해도 3월에 종료된 KIMES를 시작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및 충청북가 주최하는 ‘바이오코리아’와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의 ‘메디컬코리아’ 가 연이어 개최된 바 있다.
 
지자체 주최의 경우 대구광역시가 지난달 지역 보건의료전시회 ‘메디엑스포’를 열었으며 강원의료기기전시회가 개최됐다. 최근 열린 대한병원협회의 ‘K-Hospital’를 비롯해 9월에는 킨텍스 디지털헬스케어페어, 10월 한국이앤엑스벡스의 부산 의료·홈케어 전시회 등 각종 의료기기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해외 진출이 거의 필수적인 의료산업계 특성상 전시회는 주로 해외 바이어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국내 의료기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국내 전시회에서도 많은 해외 바이어를 만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전시회에서도 지역별, 산업별 전문관을 마련해 홍보에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은 업계의 체감도이다. 기대에 비해 실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A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업종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는 국내 전시회로 새로운 바이어 계약보다 기존 고객 관리에 집중한다”며 “올해는 전시회 참가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의료기기 전시회에서는 계약 실적과 함께 상담 실적 내역을 성과로 함께 공개하기도 한다.

한 예로 대구테크노파크는 KIMES 참가를 통해 1100여 만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상담이 모두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적인 성과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국내 행사 규모를 생각하면 이 같은 결과가 당연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대형 장비를 유통하고 있는 B업체는 “여러 기업이 모여야 바이어들의 관심도 늘어날 텐데 지금으로서는 규모가 너무 작다”며 “주최측에서 바이어를 초빙한다고 해도 우리가 취급하는 품목에 관심이 없으면 결국 원점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 거점으로 활동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해 지자체 지원이 필요해 이를 위해 전시회를 개최하는 측면도 있다”며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무리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의사 등 의료진들의 방문이 많지 않다는 것도 고민 중 하나다.

의료 IT 업체 관계자는 "바이어보다 개원가 프로모션 실적 때문에 나왔는데 원장님들은 별로 안 보인다"라며 "굳이 전시장까지 와서 프로모션 혜택을 받으려는 사례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에도 인력 한계가 있고, 병원이 데모를 원하면 거기에도 장비나 인원이 또 별도로 차출되기 때문에 전시회까지 챙기는 것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일부 기업은 단순 전시회 홍보를 위해 참여를 제안 받는 경우도 있다.

C업체는 “솔직히 국내 전시회를 통해 눈에 띄는 이점은 없다. 관계자끼리 다 아는 사이기 때문에 거절하기 어려워 참가하는 것 뿐”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실효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은 참여를 줄이고 있는데 전시회는 외려 늘어나고 있다”며 “의료기기 카테고리 안에 품목이 뒤섞이거나 일반의료기, 뷰티케어 등의 제품도 함께 전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더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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