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한병원협회가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관련해서 개원가쪽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병협은 최근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대위를 구성해 ▲의사인력 규모의 적정성 ▲임상지원 전문인력 업무범위 ▲간호인력 수급개선을 논의 의제로 정했다.
이후 병협은 “의료인력난은 어느 특정 직종뿐만 아니라 의사, 간호사, 약사 등 병원 내 핵심적 의료인력 전반에 걸친 문제이기에 비대위를 구성하게 된 것”이라며 “비대위에서 특정 직종에 비중을 두고 개선 문제를 다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협의 해명에도 개원가 반발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병협이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자 한다는 소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의대 졸업자수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많고 인구당 활동 중인 의사수 증가율은 OECD 회원국 평균 증가율보다 3배 이상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2028년 이후에는 1000명 당 활동 의사 수가 OECD 회원국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오히려 인구증가율 둔화와 의사증가율 가속화로 향후 공급과잉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병협이 상대적으로 저임금의 전공의 인력 확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의대정원 증원안은 질 높은 전문의 인력 대신 낮은 급여를 받는 전공의로 인력을 보충하려는 발상으로 이해된다”며 “단순히 병원들의 경영논리에 따른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향후 의료인력 과잉에 따른 의료비용 지출 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병협이 의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원인인 저수가를 외면하고 의사 정원 확대를 문제의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사회는 “모든 병원들의 겪고 있는 현 상황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원가 이하 저수가에 기인한다”며 “병원 경영합리화라는 미명하에 의사들은 과도한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과로사하고 있다. 저수가 문제에 대해 모든 의료계가 합심해서 대처해야 하는데 병협은 의사 수를 증원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오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협은 지금이라도 의협과 공조해 근본적 원인인 저수가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특히 피교육자들을 더 이상 위험에 내몰지 말고 양질의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