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대한병원협회가 대한의사협회 회관건립 기금 후원을 사실상 중단했다
. 공사 진척 상황이 지지부진 하고 협회 재정여건도 여의치 않다는 게 이유다
.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상임이사회에서 2019년 예산에 의협회관 건립 후원금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2018년에 이은 2년 연속 미지급 결정이다.
병원협회는 홍정용 회장 시절이던 지난 2017년 의사협회 회관 신축을 돕기 위해 총 3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의협 산하단체 이외의 의료계 단체 중 회관 신축 기금을 약정한 단체는 병협이 처음이었다.
당시는 서울의대 선후배 사이인 홍정용 병협회장과 추무진 의협회장이 의료계 양대단체 간 화합과 협조를 다짐하는 등 훈풍이 불던 시절이었다.
홍정용 회장은 “의협회관을 성공적으로 신축해 의료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협조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병원계 내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각도 존재했다. 병협 역시 숙원사업인 회관건립을 위해 모금활동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과도한 오지랖이라는 지적이었다.
실제 병협은 지난 2010년 ‘50년 만의 회관건립’이라는 당찬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건립기금 모급에 나섰다.
확보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회관건립을 추진하는 만큼 연회비의 50%를 특별부담금으로 부과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30억원 가까운 기금을 모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건립기금 모금 열기가 시들해졌고, 병협의 회관건립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현 회관 매각대금을 감안하더라도 목표액인 100억원 달성은 요원한 상황이었다.
홍정용 전 회장은 건립기금을 모으는 대신 기존 모금액으로 세종정부청사 인근에 아파트를 매입하고, 현 마포 현대빌딩에 추가 업무공간을 사들였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 회관 건립기금까지 지원하기로 하면서 병협 내부적으로도 반감이 적잖았다.
병협의 의협회관 건립 후원금 약정은 정권이 바뀌면서 상황이 변했다. 지난해 취임한 임영진 회장은 후원금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지지부진한 의협회관 신축 진행 상황이었다.
이촌동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건축허가가 늦어지면서 의협회관 신축공사는 1년 5개월째 첫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회관 신축 비용은 총 290억5841만원으로 이중 신관 임대료 규모는 34억원 수준이다. 의협은 임시회관 사용료로 월 5000~600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한 해 동안 임시회관을 사용하는 비용으로만 6억원 안팎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의협회관 신축은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해 현재 건축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병협은 이 같은 상황을 이유로 후원금 지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3억원의 기부금을 2017년부터 1년씩 분할 납부하기로 했지만 약정 당시 1억원을 지급한 이후 나머지 2억원은 아직 지급하지 않았다.
병협 관계자는 “의협회관 건립 진행정도와 협회 재정 여건을 고려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후원금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향후 재정 상황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