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평가결과를 두고, 대한의사협회가 ‘조악한 행정편의 연구물’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자화자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7일 의협 추무진 회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 안전성과 유효성의 철저한 검증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정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진 채 검증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그럴듯한 내용으로 포장해 국민과 의료계를 무시하는 암울한 현실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1차 시범사업보다 원격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1차 시범사업 당시 76.87%였던 만족도가 2차 시범사업에서 85.45%로 상승했다.
그러나 의협은 이번 시범사업 결과 역시 비밀리에 시행됐기 때문에 본질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추무진 회장은 “어떤 서비스이건, 기존에 없던 것을 추가로 제공하면 서비스 수혜자 만족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것을 원격의료의 효과라고 내세운다면 말 그대로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달 30일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 강행
의협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원격의료 저지 및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완전철폐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를 필두로 정부 의료 정책을 정면 비판해 나갈 방침이다. 회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홍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이광래 위원장은 “시범사업 결과물만 보더라도 안정성·유효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부가 원격의료 도입 배경으로 내세우고 있는 ‘경제 활성화’ 역시 허상(虛像)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가했다.
이광래 위원장은 “혈당측정을 예로 들자면, 원격의료에 스마트폰이 활용된다면 삼성, 애플과 같은 대기업만 이득을 본다”며 “혈당측정기를 제고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 중소업체는 망할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즉, 대기업 특혜 및 편중 현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미래지향적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중소기업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광래 위원장은 “의료계 각 지역 및 직역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궐기대회를 통해 잘못된 의료정책을 원천봉쇄하고자 한다”며 “의료계의 결집된 의지와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이번 행사에 많은 참여와 관심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