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허가조차 받지 않은 의료기기가 온라인에서 각종 홍보 광고와 함께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 온라인에서 점, 기미, 주근깨 제거에 사용하는 제품을 의료기기로 허가받지 않고 유통·판매한 업체 32곳을 적발해 고발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점 제거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는 현재 국내에 3개 뿐이다.
이번에 적발된 곳에서는 총 15종의 제품이 의료기기 허가 없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유튜브나 SNS 상에서는 ‘점 빼는 기계’나 ‘쥐젖 제거기’와 같은 다양한 제품이 홍보되고 있다.
이번에 식약처가 적발한 A제품 관련 유튜브 동영상 가운데 ‘성형외과나 피부과에 안가고 점 빼는 기계’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병원에 가면 점 하나를 제거하는 데 만 원 정도 들지만 기계를 이용하면 가정에서도 쉽게 점을 뺄 수 있다”며 사용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부작용이나 구체적인 기계 관리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고, 사후 관리 또한 “재생테이프를 2주 이상 붙여야 한다”는 내용만 언급할 뿐이다.
온라인에서 손쉽게 유통되다 보니 일반인들도 의료기기라는 인식 없이 일반 제품 사용 후기 차원의 정보를 전달하는 실정이다.
의료기기의 경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광고심의필증을 받아야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사이트 광고의 경우에는 허가증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일반인이 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모 유튜버의 B제품 사용 영상에 대한 댓글에서는 “위험해 보인다. 자격증 없는 일반인이 사용해도 되는 제품 맞냐”라는 내용과 “효과가 궁금했는데 좋아 보인다. 구입해 봐야겠다. 가격을 알려달라”는 내용이 뒤섞여 있어 정확한 정보를 가려내기 힘들다.
피부미용 관련 의료기기를 무허가로 유통한 업체가 적발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다. 과거 성형외과 등에서 입술 등의 주름개선 등에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허가받지 않고 수입·판매한 업체 4곳이 적발돼 식약처가 형사고발 조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이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무허가 유통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C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가정용 의료기기의 종류가 늘어나고 특히 뷰티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의료기기와 일반 제품의 구분을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무허가 제품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제품의 경우 SNS리뷰 등을 통해 홍보 아닌 홍보가 이뤄지고 있어 판매 속도가 빠르다"며 "무허가 기기가 난무하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도 손해"라고 덧붙였다.
D대학병원 피부과 전문의는 “색소침착 질환에 해당하는 점이나 비립종 등은 질환 종류에 따라 전문 레이저의 종류가 달라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고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온라인 상 불확실한 정보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식약처는 제품 허가 없이 제조·수입한 9곳 및 판매처 19곳에 대해 고발과 행정처분 조치를 취했으며 온라인 사이트 310곳을 차단하거나 광고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가정에서 무허가 점 빼는 기기를 사용할 경우 진피층에 손상을 주고 감염, 흉터,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사 등 전문가 상담을 통해 올바른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