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지난해 12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및 경제자유구역에 개설되는 외국 의료기관의 경우,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의료 공공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정숙 의원(민주평화당)은 20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인 또는 외국인이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상법'상 법인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경제자유구역에 외국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 이용자를 외국인만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아 내국인 중 경제수준이 높은 사람도 이용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곳곳에서는 소득수준에 따른 의료 양극화, 의료 영리화, 의료비 상승 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장 의원은 개정안에 ▲외국 의료기관을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외국인 전용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를 위반한 경우 벌칙 적용과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회 갈등 유발요인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게 골자다.
장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지위고하를 떠나 모두에게 차별없이 지켜져야 한다"며 "누구나 치료받을 권리가 있기 떄문에 원칙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주도 외국인 영리병원 허가를 계기로 내국인 진료가 허용된다면 향후 소득 수준에 따른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거듭된 주장이다.
장 의원은 "의료체계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통해 외국 의료기관의 경우 외국인에 대해서만 진료를 하도록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