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을 살릴 수만 있다면 내・외부를 떠나 환영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은 14일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갑작스레 진행된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장 공모에 의혹을 제기했다.
4개월째 이어진 의학원장 부재와 업무공백 해소, 침몰이란 단어가 떠오르게 하는 경영악화 탈피를 위한 공개모집에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도 이를 명분으로 낙하산 인사가 와서는 구조조정 칼날을 휘두르는 것을 경계해서다.
실제 보건의료노조는 "정해진 공모 절차에 따라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사회의 신임 원장 공개모집 결정이 지금이라도 이뤄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동시에 "긴급이사회를 통해 평균 2~3개월 소요되는 원장 선임이 몇 주 만에 이뤄지는 '졸속'이라는 점, 특정 협회와 관련이 있는 구체적 인물에 대한 하마평 등은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선출 과정의 철저한 비밀주의와 내정자설에 대한 해명 회피 등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의 태도를 두고 노조는 우려와 의문을 더했다.
특히 노조는 "2007년 흑자운영 당시 외부 낙하산 인사로 인해 의학원이 쇄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다"며 "이사회가 내세운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일반적인 경영자적 자질과 능력으로 이해돼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국내 유일한 원자력 재난대비 병원이자 공공의료의 한 축으로 그 위상과 방향을 분명히 하고, 착하적자를 이해하고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중장기적 발전 방안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원자력의학원 강창곤 노조위원장은 "단기적 경영성과에만 집착해 의학원 기능을 축소하거나 분할매각・위탁 등의 공공성을 위협하는 인물이 아닌 상생・발전을 이룰 수 있는 원장 선임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 등 원전에 둘러싸인 환경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방사능 누출 등 사고에 대비해 환자 이송부터 진단・치료까지 모든 과정을 주재하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 체제의 한계와 향후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학원 관계자는 "급박한 면은 있지만 적법한 절차와 과정에 따라 공모가 진행될 것"이라며 "신임 원장이 의학원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이길 기원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원자력의학원은 의학원장 지원 자격으로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보유한 자 ▲미래지향적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자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유한 자 ▲사회적 덕망이 높고 대회적 협상력과 탁월한 국제감각을 보유한 자이면 가능하다며 오는 21일 오후 6시까지 공모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