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시름 놓았다는 표정이다. 만성 적자를 극복하고 암 전문병원이라는 위상을 재정립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기에 병원장으로서의 부담은 컸다. 지난해 8월말 병원장 직무대행을 거쳐 올 1월 병원장으로 임명됐으니 원자력병원을 대표하는 얼굴이 된지 이제 곧 1년이 된다. 국내를 대표하는 유방암 명의로서 그간 고민이 많았고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뛰다보니 조금씩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갈 길은 아직 멀지만, 뚜렷하고 확고한 미래 계획이 있는 만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한 그다.
16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원자력병원 노우철 병원장[사진]은 지속적으로 이어진 적자를 탈피하고 연구중심병원으로 이미지 쇄신을 하겠다는 내용의 병원경영 중점 목표를 공개했다.
노 병원장은 “그간 10%가 문제였다. 투입 대비 10%의 손실이 이어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원자력병원이 경영상 이익을 추구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자로 인해 발전이 늦어진다면 분명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10% 절감 캠페인에 인원 구조조정 단행-뚝 떨어졌던 병상 가동률도 90%대 올라"
이는 병원 재정의 심각성을 직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10% 절감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10개의 일을 하던 사람이 20개의 일을 할 수는 없지만, 11개는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인건비 절감이 가장 큰 부분이기에 부득이하게 적정인력 운영방침을 내렸고, 지난해 1018명에서 올해 998명으로 인원감축도 단행했다. 해야만 했던 일이었기에 쓰린 마음을 뒤로 하고 결정을 내렸다는 그다.
이러한 과정 중에 진료수입을 월 100억원대로 유지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실제 올 1월부터 그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1월 진료수입 105억9000만원, 2월 112억8000만원, 3월 104억5300만원 등 예상했던 수치 그대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 병상 가동률을 기존 70%대에서 80~90%대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일반병실을 일부 줄이고 호스피스 완화병동을 꾸려 공실(空室) 없는 병원으로 만들었다.
노 병원장은 “당초 올해 적자폭을 줄이고 내년부터 무적자 경영으로 돌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당장 올해부터 무적자로 변화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말해 경영환경이 빠른 속도로 안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원자력병원의 특성에 맞게 공익적 적자보존을 위한 TF를 구성해 재정지원 근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복지부가 아닌 미래부 산하 기관인 만큼 미래부를 설득할 연구용역도 마무리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흑자 경영 전환 후 임상기반 연구형 병원으로 진화"
진료수익 증대와 무적자 경영은 곧 연구형 병원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원자력병원은 국내 굴지의 의료진들이 연구활동을 이어가는 곳이지만, 만성 적자로 인해 정부의 재정지원이 수월하지 못했다.
노 병원장은 “2018년까지 기초·중개·임상 연구를 유기적·효율적·체계적으로 연결하는 방사선 의생명 연구역량을 단계적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의학원 내 방사선의학연구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실제로 임상에 적용 가능한 다각적 차원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암 환자 정보기반 임상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융합연구를 통해 신약 및 의료기기 실용화에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목표다.
노 병원장은 “연구소 인프라를 갖춘 상태로 병원 인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원자력병원은 국가 정책사업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