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일산병원 주도 고양시 '커뮤니티케어 모델'
복합만성질환 시범사업 결과 '긍정적'···'핵심은 지역사회 연계 방안'
2019.02.09 06:4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지난 2015년부터 커뮤니티케어 일환으로 고양시 복합만성질환 시범사업을 했는데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일련의 제도 도입 이전 일산병원은 보험자병원으로써 선제적 진단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추후 정책적 변화까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공단 일산병원은 자체적으로 ‘복합만성질환 시범사업 효과 분석(가정의학과 이상현 교수)’을 진행했다.


이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 2개 이상을 보유한 고양시 거주 환자를 대상으로 2015년 예비시범사업, 2016년 1차 시범사업(대상자 121명), 2017년 2차 시범사업(대상자 252명)을 근거로 한 결과물이다. 


먼저 1차 시범사업은 복합만성질환자의 통합적, 연속적 관리를 위해 고양시 일차의료기관과 연계해 관리하고 코디네이터 및 TF팀과 함께 지역시스템 적용을 목적으로 했다.


당시 일산병원은 내부적으로 일차평가와 통합관리를 진행하는 팀을 꾸리고 시범사업 참여에 동의한 20명의 전문의(17개 일차의료기관)를 대상으로 지역협의체를 구성했다.


일산병원 내 복합만성TF는 유기적으로 일차의료기관과 협력과제를 수행했다. 일산병원 측은 월 1회 코디네이터 방문 및 월 2회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개원가는 월 1회 진료 및 상담을 이어가는 형태였다.


1차 시범사업과 지정 의료기관에 대한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시범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8.6점(10점 만점)이었으며, 만족(6-10점)에 표기한 환자가 94.4%(85명)로 집계됐다.
 

지정 의료기관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7.9점(10점 만점) 이었고, 만족(6-10점)을 답한 환자가 90%(81명)였다. 그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항목은 코디네이터의 지속 관리(66.7%)였으며 상급병원(일산병원)에서의 검사(60%), 연계 일차의료기관의 지속 관리(5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참여완료자는 혈액검사에서 총 콜레스테롤, 저밀도 및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유의하게 호전됐다.


고혈압군과 당뇨병군 세부 분석 시 초기평가에서 혈압과 당화혈색소가 잘 조절되지 않았던 군이 최종평가에서 혈압과 당화혈색소가 호전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2차 시범사업은 1차 시범사업과 비슷한 형태를 유지했으나 대상자를 121명에서 252명으로 늘리고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위해 사회복지사 채용 코디네이터 1명 충원, 가정방문 평가 실시를 추가했다. 


2차 시범사업에 대한 만족도 분석 결과, 종합 만족도는 90점, 체감만족도는 89.7점, 차원 만족도는 90.4점이었다. 재이용 의향은 87.5점, 타인추천 의향은 80.9점을 기록했다.


연계 일차의료기관의 평균 진료 시간은 9.3분이었다. 지정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83.1점이었다. 검사결과 설명, 환자 이해도, 진단 및 치료 판단 신뢰도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개원가-거점병원-건보공단-지자체 연결 방식

이번 시범사업에서 강조된 부분은 커뮤니티케어 수행 시 필요로하는 다학제 연계방식이다. 


보고서는 “복합만성질환자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과 복합만성질환 지원센터(거점병원), 보건소 및 지자체의 연계를 바탕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다학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각 영역별 역할론에 대해서도 제안을 내놓아 주목된다.


이에 따르면, 일차의료기관은 지역의사 협의체를 구성해 환자의 진료와 케어 매니지먼트를 담당한다.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질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관리 중 환자의 입원 및 응급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지원센터와 연계하여 상급 의료기관에 의뢰한다.
 

복합만성질환 지원센터(거점병원)는 지역 내 입원 및 응급 치료가 가능한 2, 3차 병원을 설정하고 전담의사, 케어매니저 및 코디네이터(간호사),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영양사로 구성된 팀을 구성해야 한다.


다양한 질환 관리를 위한 의사결정의 임상적 근거 제공, 임상정보지원, 지역사회 연계, 정기진료 등에 대한 지원 인력을 통해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보공단은 빅데이터를 통해 과다의료이용 복합만성질환 데이터를 만들고 거점병원와 보건소 등과 공유해 일차의료기관에서 진료가 적절히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건보공단 장기요양 인정조사원 체계는 환자 가정을 방문해 환자 상태를 직접 평가하고 주거 환경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전국 조직이므로 이들의 역할을 코디네이터나 케어매니저 역할로 부분 확대할 수 있도록 부서간 논의와 연계 모형개발이 필요하다.
 

보건소 및 지자체는 기존의 방문 건강관리 사업에서 복합만성질환자 관리로 서비스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한다. 또 건강생활 지원센터 등을 통해 복합만성질환자의 관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고서는 “다학제 체계를 유지하면서 연령군, 중증도에 따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의 효과를 분석해보면 75세 이상, 상위 중증도 군에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대상군을 이 지표에 따라 설정하거나 이 기준에 해당하는 군은 보다 집중해서 관리하는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행위별수가제 시스템 내에서는 진료 시간이 일반환자 대비 2배 이상 소요되는 복합만성질환자의 진료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료시간 비례 수가제 등 도입도 추가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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