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망 사고. 그럼에도 10만 분의 1의 확률을 주장하는 제약사. 1901년 등장 후 이로움과 해로움의 경계선에서 끊임없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약물 ‘조영제’.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이나 컴퓨터단층(CT) 촬영과 같은 방사선 검사시 조직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약물로, 현대의학 진단 분야의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 공포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물론 가벼운 구토증, 가려움증, 홍조 등 경미한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 부작용도 동반한다.
실제 2007년(20,남)과 2008년(46,남) 울산, 2009년 서울(7,남), 2010년 경기(28,여), 2012년(50,여) 등 최근 5년 간 언론에 알려진 사망자만 5명.
전문가들은 알려지지 않은 사망자들이 더 많으며 부작용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조영제 관련 부작용 사례가 급증하면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국회 김성주 의원실에 따르면 2009년까지만 해도 1000여 건에 지나지 않았던 조영제 부작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갑자기 7790건에 이르더니 2011년 1만0731건, 2012년에는 1만5000건에 달하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조영제 시판 제약회사들이 밝히고 있는 과민성쇼크 발생빈도는 10만분의 1. 과거에 비해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제품들은 부작용 빈도가 크게 줄었고 임상적으로 안전하다는게 제약사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확률적으로는 극히 드문 경우지만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조영제 부작용에 대해 환자, 보호자를 비롯해 의료진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영제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공론화의 장이 처음으로 마련돼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대학교병원 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센터장 조상헌)은 오는 6월 4일 서울대어린이병원 강의실에서 조영제 유해반응 특화 교육을 개최한다.
국내 의학계 차원에서 조영제 부작용에 대해 공개적 교육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각계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조영제 부작용, 그 불편한 진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지역의약품센터 강혜련 센터장은 “일선 의료현장에서 환자는 물론 의료인들도 조영제와 관련된 유해반응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영제 관련 의료인들의 많은 참여를 통해 향후 국내 조영제 유해반응 관리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육에는 ▲조영제에 대한 이해(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 활 교수) ▲요오드화 조영제 유해반응의 기전(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 ▲조영제 투여와 신독성(서울대병원 내과 김동기 교수) ▲조영증감 CT검사에 의한 신증 발생 위험요소의 역학연구(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조정연 교수) ▲조영제 사용에 따른 내분비학적 고려사항(서울대병원 내과 정혜승 교수) ▲요오드화 조영제 과민반응 기전과 현황(서울대병원 내과 강혜련 교수) ▲요오드화 조영제 과민반응의 예방(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김세훈 교수) ▲가돌리늄 조영제 과민반응(중앙대병원 내과 정재우 교수) ▲가돌리늄 조영제에 의한 신원성 전신 섬유증 최신지견(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최승홍 교수) ▲서울대병원 조영제 유해반응 관리체계 소개(서울대병원 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 이서영 전임의) 등의 강연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