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강익중씨와 서울아산병원이 1만4000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희망의 벽’을 설치해 화제다.
강익중의 ‘희망의 벽’은 가로 세로 7.7×7.7cm의 작은 그림 1만4000개가 모인 대형 미술작품으로 어린 환아들이 치료받고 있는 소아청소년병원 신관 로비에 설치됐다.
비디오아티스트 故백남준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강익중씨가 참여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독일 루드비히 미술관이 뽑은 20세기 미술계를 이끌 작가 120인에 꼽혔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청사 메인 홀의 벽화와 뉴욕 지하철역의 환경 조형물 등을 제작해 세계 설치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는 신예작가가 됐다.
지난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저에 한글작품을 기증하기도 했으며, 2007년 독일에서 개최된 서방 선진 7개국 및 러시아가 참여한 G8 정상회담에 대규모 설치작품을 전시했고 2008년에는 광화문 공사 현장에 가림막으로 설치된 ‘광화문에 뜬달’로 주목 받았다.
이번 작품 기법은 작가 자신이 직접 그린 작은 그림과 어린이들이 그려 보내온 그림 1만4000점을 7.7×7.7cm의 나무 블록에 붙인 후 코팅한다. 이렇게 1차로 제작된 그림을 작가가 스케치한 밑그림 나무판에 붙여 하나의 설치 미술 작품으로 완성된다.
‘희망의 벽’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중인 환아 1616명이 참여했으며, 인근 지역사회 어린이 7271명, 서울아산병원 직원 가족 612명, 병원을 방문했다가 이 프로젝트 소식을 듣고 참여한 내원객 926명, 아산재단 산하 병원과 협력병원 어린이 281명이 참여했다.
여기에 캄보디아, 파키스탄, 프랑스, 독일, 미국 등 해외 어린이가 그린 작은 미술 2894개와 작품 구성상 강 작가가 직접 그린 작품 약 100점을 함께 사용해 제작됐다.
이 그림 중에는, 태어날때부터 각막이 혼탁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온 공화목 어린이(6세)의 무지개 그림도 있고,(눈을 가까이 대고 그리느라 무지개빛 물감이 잔뜩 묻었다고 해서...)
백혈병으로 입원한 김미수 학생(가명, 16세) 이 하늘을 마음껏 나고 싶어 그 꿈을 구린 그림도 있다.(병이 나으면 아버지와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타기로 했다고...)
강익중 작가와 뜻을 같이 하는 어린 학생들은 하루에 약 500개 정도의 그림이 모일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강익중 작가는 이번 작품을 소아 환아들의 쾌유를 기원하는 자원봉사로 진행해 서울아산병원에 무료로 기증할 계획이며, 제작에 필요한 소요 경비 약 2억원은 소아 환아를 위한 자선 후원가 오병철 정우섬유 회장의 기부로 이뤄진다.
병원은 어린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나아가 미술 문화계가 주목하는 예술성 강한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서울아산병원이 추구하는 환자 중심의 병원, 문화가 함께 호흡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