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방의회 행정감사를 앞두고 호전된 듯 했던 의료원 경영성적표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몇몇 병원들이 장례비용을 통해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지방의료원 운영 논의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중앙부처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각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역시나 지방의료원 적자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경기도에 대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중 11곳이 자본잠식 상태여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잠식이란 해당 사업장의 경영이 적자를 기록했을 때 자기자본을 끌어다 쓰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강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의료원의 자본잠식률은 59%로 나타났다.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도 재정에서 예산이 출연돼야 한다. 경기도의료원을 비롯 22개 기관에 대해 도가 추가 출연한 금액은 4조2118억원에 이른다.
강 의원은 “이들 기관은 도의 지분율이 100% 가까이 달해 운영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재정 투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노력을 촉구했다.
부산의료원의 경우는 100억원 넘는 의료손실을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광역시의회 김병환의원은 11일 열린 임시회에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부산의료원이 매년 130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손실액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의료비용 감축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약제비 절감을 위해 입찰 방법을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장비 또한 전국 지방의료원의 평균보다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부산의료원의 의료장비 보유자산은 전국 평균의 87%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는 권고대상 장비의 39.9%, 강화장비의 82.9%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부산의료원은 첨단장비 가동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체계적 의료행정과 경영합리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지방의료원 34곳을 비롯한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운영정보를 조사한 결과 서울·충주·군산의료원 등 13개 지방의료원이 의료이익 증가로 경영개선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수의 지방의료원은 만성적자를 탈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운영 개선을 보인 의료원들은 ▲울진군의료원 3억 ▲김천의료원 6억 ▲삼척의료원 2억원 등 흑자전환을 가능케 하기보다는 적자폭을 줄였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가운데 의료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혀진 몇몇 병원도 최근 장례식장을 통해 지나친 영리사업을 하고 있다고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지방의료원들이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 의원은 “이들 의료원은 지난해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825억이 넘는 수익금을 벌어들였다”며 “주요 장례용품이 합리적 기준 없이 제각각 판매되고 있어 높은 수익률에 기여하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는 지난해 의료이익이 늘었다고 평가받는 삼척의료원 및 속초의료원도 포함돼 있다. 이들의 경우 수의 및 관의 판매가격이 평균보다 4배가량 높았다.
해당 병원들은 주로 입원·외래환자가 많아져 의료수익이 오른 것이나 장례식장 경영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의료원 운영에 마냥 박수를 쳐 줄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인 의원은 “공공의료원이 장례비용에서 지나친 폭리를 취하는 것은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며 “합리적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