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부터 암 등 중증질환 치료까지, 바야흐로 의료한류 시대입니다."
윤호주 한양대학교 국제병원장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용산 미 8군 고위직과 그 가족들의 건강검진을 위해 탄생한 국제병원이 한양대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어느새 암 등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글로벌 병원으로 빠르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기대와 함께 수행해야 하는 역할 범위가 넓어지면서 국제병원은 개원 당시와 비교해 환자수와 진료비 수입이 수직상승했다.
한양대국제병원은 러시아·카자흐스탄·몽골·미주 교포 등이 건강검진은 물론 중증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하는 '의료한류 시대'를 열었다.
나아가 단순히 외국인 환자 유치에 그치지 않고 현지 진출을 모색하기도 한다. 현지 정부에서는 자국 의료기술의 현대화 등을 포함한 많은 부분을 국제병원에 맡기고자 한다.
윤호주 원장은 "현재 러시아 사할린·블라디보스토크·캄차카 등에서 현지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여러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년 4~5회 건강박람회 개최, 주정부와 MOU 등도 이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국제병원은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항에서부터 진료, 숙박 등 모든 요소를 갖춘 '관광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다. 각국별로 기본적인 식생활부터 소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그는 "특히 루게릭·암·신경과질환 치료 등은 고부가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료관광 차원에서 우리나라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국제병원에도 아쉬움은 있다. 별도 건물이 없기 때문에 한양대병원과의 협업이 필수고, 러시아·카자흐스탄 시장 선점에 안주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윤호주 원장은 "국제병원 건립 당시만 해도 이렇게 많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들이 오리라고 예상을 못했다”며 “병원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에이전시(대행사)에 의존하던 모습에서 탈피하고, 현지에 병원 건립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책 연속성·전문 의료인력 확보 등 과제
최근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상급종합병원들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한국 의료시스템을 전수 받고자 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이를테면 각종 의료기기 등 하드웨어부터 의료인력 등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벤치마킹이다. 하지만 정책의 연속성·의료인력 확보 문제는 해외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윤호주 원장은 "의료는 양질의 진료·치료를 받게 하는 법을 이식하는 것"이라며 "현지 정부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터까지 통째로 이식하는 수준을 원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정부에서 진행한 사업이라도 사장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며 일관성 있는 행정을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도 뜨고 있지만 의료인력이 현지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며 "삶의 질을 중요시 여기는 분위기에서 고급인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