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채용비리·리베이트···백병원·인제학원 비리 백태
부산지검, 백낙환 인제학원 前 이사장 등 12명 기소
2016.05.30 17:24 댓글쓰기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인제대와 백병원 5곳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과 백병원의 '백화점식' 비리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비리 유형만 해도 회삿돈 횡령과 비자금 상납, 병원 부대시설 운영권 부여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 수수, 의약품 처방 대가 리베이트 수수,직원 채용비리 등으로 다양하다.


◇ 간납업체 돈 횡령·병원 입점업체서 거액 수수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과 배임수재 혐의로 백낙환(89) 전 인제학원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백병원 간납업체 I사 대표 박모(60)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또 병원 부대시설 운영권을 받는 대가로 이들에게 수억원씩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백병원 부대시설 운영자 2명과 박씨에게 수백만원과 수천만원을 준 운영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백씨와 박씨는 2010년 8월 I사 소유인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 운영자금 30억원을 주식 구입 등의 명목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백병원에 의약품을 독점 공급하는 S사가 I사 주식을 갖고 있어 '친족도매거래제한법'에 걸려 의약품 납품이 어렵게 되자, I사 주식을 자신들의 명의로 사들인 것이다.


간납업체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의약품, 의료기기, 치료 재료 등 거의 모든 물품 구매업무를 위탁받아 대행하는 업체다.


I 사는 박씨가 대표로 있었지만, 백 전 이사장과 가족이 전체 지분의 80% 이상을 소유한 회사다.


백씨와 박씨는 백병원 입점업체 대표들에게서 해당 업체 운영권 부여 명목의 리베이트로 1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10억여원을 백씨에게 상납했고, 백씨는 대부분을 개인 용도로 썼다고 검찰은 전했다.


박씨는 입점업체에서 따로 3억여원의 리베이트를 수수하고, 전 인제학원 직원 명의 계좌에 있던 백 전 이사장 소유 회사의 주식배당금2억원을 마음대로 빼 쓴 혐의도 받고 있다.


◇ 의약품 처방 대가 거액 수수에 갑질


검찰은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약품 독점판매 대행업자 김모(49)씨로부터 2010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억2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해운대백병원 과장 주모(52)씨를 불구속 기소됐다.


주씨는 김씨에게서 매달 150만원씩 받다가 외제 승용차를 할부로 구입하면서 6만원을 보태 매월 156만원을 수수했다.


제약회사 부장 이모(43)씨는 김씨에게 의약품 독점 판매권을 주는 대가로 2013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월 250만원이 넘는 BMW 730 승용차 리스료를 대신 내게 하고, 격월로 500만원씩을 받는 등 1억3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 면접문제 미리 흘려 딸 부정 채용한 백병원 부원장


부산 백병원 2곳의 부원장이자 백낙환 전 이사장의 6촌인 백모(51)씨는 딸이 백병원 경리부에 채용되도록 부하직원들을 동원해 비리를 저질렀다.


올해 3월 3차 면접을 앞두고 면접위원인 해운대백병원 경리부장 남모(42)씨는 면접문제와 모범 답안을 상사를 거쳐 백씨에게 알려줬다.


면접 대상자 12명 중 11등이었던 백씨 딸은 남씨가 갖다 준 모범 답안을 줄줄 외워 최종 면접에서 순위가 3등으로 급상승해 직원으로 채용됐다.


검찰은 이들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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