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무기로 도전 세종·성애·제일병원
대형병원들 이어 중견 의료기관 해외진출 러시
2015.07.15 20:52 댓글쓰기

전문성으로 무장한 중견병원들이 해외 의료시장 진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전 세계 보건의료산업 시장은 지난 2012년 80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자동차(1800조원)와 IT 시장(3800조원)을 합친 것보다 크다.


전 세계 각국은 이 매력적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수한 의술을 가진 국내 의료기관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복지부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대형병원 중심의 해외 의료시장 진출 성공 사례가 중견병원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세종, 한-러 합작 심장전문병원 건립

심장전문 세종병원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시와 합작으로 심장·혈관 전문병원을 건립한다.


그동안 연간 2000명 이상의 러시아 하바롭스크 지역 환자들을 치료해온 것이 계기가 됐다. 현지에서도 한국의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RK(Russia&Korea) 프로젝트’로 명명된 사업은 오는 2020년까지 러시아를 대표하는 심장질환 전문 의료기관 건립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가 2016년 심장전문병원 및 검진센터 개원을 시작으로 2017년 검진센터 확장, 2020년 심혈관질환 전문의료기관 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병원은 합작병원 건립에 필요한 직접적 투자는 물론 의료기술과 의료진 교육 등을 전담한다. 병원부지 매입 및 의료기기 구매 등은 현지 파트너가 담당하고 양국의 투자 비율은 동일하다.


하바롭스크 주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약속했다. 하바롭스크 비치슬라브 이바노비치 주지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2015년 러시아 정부의 보건의료 분야 목표인 심혈관 질환 예방관리 정책과도 부합한다”며 “러시아의 심혈관 질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심장 전문 의료기관으로서 합작병원 설립을 통해 양국의 의료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과 러시아 양국의 우호관계를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성애, 베트남 ‘그린국제병원’ 위탁 운영 등 의료시스템 수출 
성애병원은 병원플랜트사업 수출 방식으로 베트남 의료시장에 진출한다.


금년 3월 말 성애병원은 베트남 기업 하파코 그룹(Hapaco Grup)과 협약을 맺고 그린국제병원을 위탁 경영하기로 했다. 하파코 그룹 경영진이 성애병원 의료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주효했다.


그린국제병원은 베트남 하이퐁시 최초의 국제병원이다. 산부인과 및 소아과 전문병원으로 5성급 호텔 수준의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총 12개 진료과목이 설치됐고, 향후 정형외과와 불임파트가 추가될 예정이다.


병원은 지상 9층 206병상 규모다.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한 최신 설비를 갖춘 진료실과 치료실 외에 리조트 지역, 레스토랑, 스파공간, 아기용품, 엔터테인먼트지역, 정원, 놀이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성애병원은 자체 개발한 전산프로그램(OCS)과 QI교육, 감염관리체계 등 의료 시스템, 고객서비스 체계 등을 전수하게 된다.


성애병원 장석일 의료원장은 “우리의 선진 의료기술을 베트남에 선보이고 직접 치료해 현지 의료서비스 수준을 한층 높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의료한류 열풍에 맞춰 성애병원 의료서비스를 베트남 병원에 선보인다는 것에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애병원은 베트남 진출을 계기로 플랜트사업 수출을 미얀마 등 다른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일, 중국 관심 많은 여성병원·산후조리원 진출 검토
외국인 환자 국내 유치에 집중하던 제일병원은 최근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염성시 차원에서 추진하는 건강문화산업단지 내 ‘코리아뷰티타운’에 여성병원과 산후조리원을 개원하는 내용이다.


코리아뷰티타운 건립 및 운영을 맡은 (주)GCT에 따르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15층에 연면적 약1만9835㎡(6000평)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제일병원이 참여하게 될 여성병원과 산후조리원 외에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의료기관 5~7개가 입주하게 되며 올해 연말부터 운영될 계획이다.


제일병원의 중국 진출은 국내 환자 유치보다 중국 내 확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염성시가 모기업격인 코리아뷰티타운을 브랜드화해서 북경, 상해 등 타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제일의 여성병원과 산후조리원을 중국에서 프랜차이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주)GCT 관계자는 “양질의 산후조리원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염성시가 시범적인 장소가 되면 중국 전역에 산후조리원 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 제일병원도 이쪽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제일병원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 약속을 믿고 시장에 진출했지만 손해를 보고 돌아온 사례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복지부 “해외진출 병원, 중소기업 준하는 지원”  


정부도 중견병원의 해외 진출을 돕고 나섰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은 지난해 10월 이명수 의원이 발의했지만 사실상 복지부가 의원입법을 통해 추진한 정부안이다.


복지부는 이 법을 통해 치료중심 병원급 의료기관이 해외 진출을 할 경우 중소기업에 준하는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각종 정책금융기관의 우대 정책에 따라 자금 융자, 금리 우대, 우선 신용 보증 혜택과 함께 컨설팅 및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 법의 통과로 2020년까지 200여개 기관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총 1조2730억원의 누적 생산유발 효과와 9953명의 누적 고용유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숙원이 해결되는 만큼 병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복지위에 계류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수한 의료기술을 확보한 중소병원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려면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통과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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