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 췌장암이 국내 사망률 2위 암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관련 의료계는 "췌장암 치료를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11월 '세계 췌장암의 달'을 기념해 1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췌장암 캠페인'이 열렸다. 캠페인은 한국췌장암네트워크·대한췌장담도학회·한국간담췌외과학회·한국췌장외과학회·대한암협회가 주최했다.
이날 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췌암센터장이 소개한 2020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은 전체 암 발생의 3.1%로 8위를 차지했지만, 발생률 빈도는 점차 늘고 있다.
췌장암의 인구 10만명 당 조발생률(관찰기간 중 해당 인구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은 15.8건이다.
한성식 센터장은 "발생률 추이로 볼 때 2030년에는 췌장암이 5대 암 중 폐암에 이어 사망률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췌장암 환자 첫 치료 비율은 2006년 35.95%에서 지난 2017년 46.3%로로 향상됐지만, 아무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는 같은 기간 내 45%에서 29.5%로 밖에 줄지 않았다. 환자 3명 중 1명이 췌장암 진단 시 '사망 선고'로 인식하고 치료를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80세 이상에서는 75%, 70대 31%, 69세 이하 12% 등이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성식 센터장은 "내과, 외과 등 전문 의료진 육성 뿐 아니라 연구, 제도, 보험수가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기술 발전으로 췌장암 완치율 상승, 조기진단 중요"
발생률은 상승세지만 그만큼 췌장암 완치율과 진단 기술도 향상돼 희망을 주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췌장암 진단 환자의 13.3%가 생존했으며, 수술 및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44.5%로까지 높아졌다.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항암제가 등장했고, 내시경 시술이 발달하면서 합병증 예방·치료도 향상됐다"며 "다만 조기 진단이 어려운 상황인데, 정기적 검진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뇨 환자, 췌장암 또는 만성췌장염 등 가족력이 있는 경우, 췌장낭종이 있는 경우는 위험인자가 있다 며 "외과, 내과 등 의료계와 정치권, 국민이 합심해 조기진단을 활성화해 10년 내 완치율을 2배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중앙대광명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도 "발전하는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환경을 보면 더이상 췌장암 진단이 사형선고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고령 환자는 환자의 의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70대인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상황에 공감, "췌장암을 보다 빨리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는 효율적인 진료시스템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의원은 "암 환자가 수도권 빅5 병원에 몰리고, 임상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국립암센터가 지역 병원으로만 기능하는 측면이 있다"며 "빅5 병원의 진취적인 모습을 존중하지만 지역 병원들의 활약 기회도 되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