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자 외과 전문의 출신인 강중구 원장이 상대가치점수와 지불체계의 근본적인 개편 가능성을 시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금년 11월 1일 심평원 내 '수가체계혁신부' 조직이 신설됐음을 알림과 동시에 차후 지불제도 모형 및 의료서비스 전반을 혁신할 부서 신설과 시스템 마련을 예고했다.
이 같은 변화는 현행 상대가치점수의 비정상적 구조와 행위별수가 불균형 등의 해소를 위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은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 정책심포지엄 ‘필수의료 중심 외과가 바란다’ 세션에서 불합리한 상대가치 점수 개편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수가혁신부는 ▲수가 불균형 검토 및 수가체계 재설계 등 수가체계 전반 재검토 ▲행위유형별 불균형 해소 ▲필수의료 적정 보상 ▲동일한 행위에 대한 병‧의원 진료비 역전 현상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강중구 원장은 “현행 상대가치점수의 비정상적인 구조와 행위별수가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수가체계혁신부를 신설하게 됐다”며 “수가 불균형 검토 및 수가체계 재설계 등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강 원장은 필수의료 안정화를 위해 ▲법적인 책임▲수가 ▲전공의 80시간 및 의사인력 문제 ▲환자 보호자 협조 등을 필수적 해결 요인으로 제시했다.
일선 외과 전문의 "상대가치 개편 등 근본 해결책 시급" 역설
“현행 상대가치점수는 외과계에 불합리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고난이도 수술을 잘해 시간을 줄이면 점수가 깎이고 위험률에 대한 산정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상대가치점수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10년 후 외과 흥망이 아니라 폐과를 걱정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과수술 가치 인정과 위험률에 대한 제대로 된 인정이 필요하다.”
위 주장처럼 외과 전문가들 진단도 강중구 심평원장 발언과 유사했다.
3차 상대가치점수로 고난도 수술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고 있지만, 상대가치점수의 근본 구조적 문제로 외과계는 장기적으로 폐과를 우려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태형 교수는 “외과계에 불합리한 상대가치 점수개편이 근본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외과는 낙수과가 아닌 폐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2019년 기준 의사업무량 총액에서 차지하는 외과 비율은 2.3%(932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며 “그에 반해 마취통증학과 13.0%(5200억원), 내과 12.3%(4900억원), 안과 7.3%(2900억원)로 상반된 수치”라고 지적했다.
"외과는 새로운 기술이나 기구 도입하면 오히려 수술료가 낮아지는 구조"
이어 “저빈도-고강도 수술이 분리한 현행 상대가치점수 구조를 보면 외과 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며 “외과는 새로운 기술이나 기구 도입 시 오히려 수술료가 하락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익용 보험이사(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외과)는 “외과계 보상금이 병원이나 기관이 아닌 외과의사 개인에게 직접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필수의료 의사는 떠나는 현장을 ‘조용한 사직’이라고 표현하며 개인에게 돌아가지 않는 필수의료 보상은 소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외과 및 중증응급소아외상의 경우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외과계 보상이 증가세에 있지만 병원과 기관단위 보상이다. 이를 실제 수술의사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지원 수가의 30~50%가 집도의에게 돌아가게 하는 등의 특단의 대책이 최소한의 격려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필수과 전공의 수련비용 부담 등 필수의료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외과계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필수의료 분야 개인 적정보상 강화 ▲특정 가격을 갖춘 필수응급 수술 집도의에 공공정책 수당 지급 ▲필수의료과 추가적 공공재원 마련 및 필수과 전공의 수련비용 일부 부담 ▲중중환자 및 준중환자 집중치료실 등 집중치료 상대가치 부여 ▲수술 후 입원 평가와 관리 상대가치 개선 ▲필수의료 분야 목소리 청취 확대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