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강릉아산병원 장우영 신경과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윤진영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현옥 박사팀이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파킨슨병의 새로운 평가지표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뇌질환 중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정확하게 진단하거나 병의 경과를 반영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가 없는 상태다.
22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LC3B라는 자가 포식 기전과 관련된 단백질 농도가 정상인보다 현저하게 떨어져 있고 이것이 파킨슨병의 중등도와 관련돼 있음을 밝혀냈다.
자가 포식은 생체 내 불필요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이다.
특히 파킨슨병에서는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뇌세포 사멸을 일으키는데 자가 포식 기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 단백질 제거 과정이 원활하지 못해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자가 포식 기전과 파킨슨병과의 관련성을 보여준 예라고 볼 수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파킨슨 환자군에서 LC3B뿐만 아니라 자가 포식 기전과 관련된 다른 단백질 역시 현저하게 감소한 것을 보여주어 이들 단백질을 뇌척수액에서 측정할 경우 파킨슨병의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현옥 KIST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최근 퇴행성뇌질환 개선과 관련한 중요 인자로 부각되고 있는 오토파지 활성화가 파킨슨병 진행, 개선에 깊은 관련이 있음을 최초로 밝힌 의미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 더 상세한 관련 기전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우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가 포식 기전과 관련된 단백직을 대상으로 인체유래물을 활용해 진단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본 연구"라며 "새로운 파킨슨병의 진단법을 개발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계열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지난 15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