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절반은 빈뇨, 야간뇨 등 방광 질환을 경험하면서도 진료를 받지 않은 채 증상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들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비뇨기과 방문에 대한 심리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회장 김준철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23일 ‘제8회 골드리본캠페인’ 일환으로 여성의 방광질환 치료 실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김현우 교수팀(성바오로병원 비뇨기과)은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20일까지 전국 13개 대학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20대 이상 여성 525명을 대상으로 방광 질환 경험·치료 방법·내원 기간·재발 여부 등 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 환자의 55%는 한 가지 이상의 방광 질환 증상을 경험했다. 잦은 소변으로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빈뇨,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증상이 각각 22%로 가장 많았다.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이 남아 있다는 응답도 18%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을 보인 환자 중 42%는 특별한 대처 없이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자신의 증상이 병원 방문이 필요한 질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42%에 달해 적지 않은 환자들이 방광 질환 및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병원 방문까지 기간은 1개월 이상이 37%에 달했다. 증상이 나타났지만 1개월 동안이나 방치한 후에 병원을 방문했다는 얘기다.
병원 치료가 일회성에 그치거나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 병원 방문이 1회에 그친 환자는 46%였으며, 치료기간이 1개월 미만인 환자는 72%에 달했다.
치료 중단 이유로는 56%가 질환이 완치돼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치료 후 2명 중 1명은 증상이 재발했다고 응답, 증상이 일시적으로 개선되자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준철 회장은 “인구 고령화와 생활 습관의 변화 등으로 방광 질환을 겪는 여성 환자가 늘고 있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비뇨기과 방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아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극적인 초기 치료를 통해 삶의 질 저하의 원인인 방광 질환을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