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결론을 낸다던 금연치료지원사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사업예산을 37% 삭감했다.
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국가금연지원서비스의 총 예산은 1315억원이다. 올해 편성된 1475억원 대비 약 10.9% 줄었다. 정부가 지난해 담뱃값을 올리며 금연지원사업의 확대를 약속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더구나 금연지원사업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금연치료 지원은 급격히 후퇴했다. 예산안으로만 볼 때 내년 책정된 금액은 올해 지원된 128억원에서 47억원이 줄어든 81억원에 불과하다.
이 와중에도 금연 희망자는 줄고, 사업 참여 의료기관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혹시나 해서 참여했던 의료기관들은 "역시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한 내과의사는 "금연사업에 참여해도 돌아오는 이득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감기환자 1명을 더 보는 게 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외에도 많은 이들이 복잡한 전산입력과 진료시스템과의 분리에 따른 2중 회계처리, 진료시간 증가와 업무량 증가 대비 낮은 지원금 등을 지원사업 확대의 저해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의료계를 중심으로 치료지원사업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상담수가를 비롯해 진료에 따른 적정보상이 안정적으로 가능해질뿐더러 진료시스템과의 연계나 처방 및 진료비 청구 등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 관계자들 또한 금연치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며 적절한 보상과 참여 독려를 위해 사업의 급여화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9월'이라는 약속된 시한을 지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메르스 등으로 사업 진척이 늦어진데다 장관 또한 새로 임명돼 관련 보고가 국정감사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이나 11월에는 급여화가 이뤄진다는 보장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두 사업의 장단점이 뚜렷해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에 따르면 현행 지원사업 형태는 예산을 유연하게 편성할 수 있어 국민들에게 인센티브 등을 지급할 수는 있지만 천차만별인 금연치료제의 가격을 조정하거나 의료계의 상담수가 등을 제공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반대로 급여화가 이뤄질 경우 업계 참여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국민들에게 별다른 참여동기를 제공하기는 어려워 금연사업의 확산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급여화와 지원사업의 장단점을 파악해 4가지 정도로 안(案)을 정리해 보고할 예정"이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 관련 대표들과의 논의 등을 거쳐 향후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