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국정감사] “영국은 환자가 도보로 50m 이상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알파’ 포인트를 정해 지역 소방본부 도움을 받아 어디서나 이착륙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자리에 있는 의원님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나라도 입법으로 이를 도와 달라.”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외과)가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복지위 소속 의원들에 닥터헬기 운용의 문제점을 짚고 읍소에 나섰다.
이날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최근 3년간(2015년~2018년 8월) 닥터헬기 이착륙 사용불가로 인한 기각‧중단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이국종 교수에 국감 출석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허가받은 인계 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륙하지 못해 중증환자 이송이 지연,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달 전남 여수에서는 해경승무원이 해상종합훈련 과정에서 양묘기에 다리가 끼어 허벅지를 절단하게 돼 119‧전남 외상센터 소속 닥터헬기‧해경 서해지방청 헬기 3대를 요청했으나 적시에 헬기 이송이 되지 않아
결국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국감장에 모습을 나타낸 이국종 교수는 “본인이 영국 런던에서 근무했을 때 인계점이란 것은 없었다. 해당 부분에만 착륙할 수 있다는 규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현 주소를 진단했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무전기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마저도 잘 안 된다”며 “일본에서는 헬기가 주택가 한복판에도 착륙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야간 출동조차 간신히 따라가는 수준”이라
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중증외상환자가 수술장에 들어가서 수술을 받기까지 7시간이 걸리지만 다른 나라는 30분 내 모든 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환자가 도보로 50m 이상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알파’ 포인트를 정해 지역 소방본부의 도움을 받아 어디서나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처 간 협조체계 구축 시스템마저 갖춰지지 않은 탓에 인계점이 아니면 해양경찰청 및 소방청의 협조도 사실상 불가능, 닥터헬기 역할 자체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영국과 같은 수준의 인계점을 갖춰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닥터헬기로 인한 소음 등을 감내해 줄 수 있는 시민의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위 소속 의원들에 의정활동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비록 본인과 관계는 없지만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하는 것 아니나”며 “중증외상센터, 닥터헬기 등 입법활동을 통해 보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