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다. 결정이 늦어질수록 학생들의 학습권은 침해받는다. 안정적 환경에서 공부만 할 수 있게 해 달라.”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공원에는 학습권 보장을 촉구하는 서남의대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태영 서남의대 학생회장(본과 2학년)은 “교육부가 시간을 너무 지체하고 있다. 처음 5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에 서남대 정상화 안건이 상정된다고 했는데 6월로 미뤄지고 현재 7월 사분위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의 상식적이지 않은 결정 회피는 학생들의 피로도와 실망감을 가중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태영 학생회장은 “교육부가 정부 기관으로서 신중함과 공정함을 이야기하는 데 아무도 반대하지 않지만, 학습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교육부는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4월 세 곳의 기관에서 서남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임시이사회에서 삼육학원과 서울시립대로 인수 우선 협상대상자 범위를 좁혔고 5월 사분위에 관련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료 부족’ 등을 근거로 현재 7월 사분위로까지 서남대 정상화 안건 상정이 미뤄진 상황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기동훈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의료계 선배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미안하다. 교육부는 이제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그러면서 기동훈 회장은 “의료계 선배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찾아가 문제를 알려야 한다”며 “대전협도 서남의대 학생회와 접촉하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남대는 경영 부실에 따른 재정난과 늦어지는 재정 기여자 선정 등으로 학생들의 학습권 마저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태영 학생회장[사진]은 “인수자 결정 지연과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은 100% 연관이 있다. 초기 졸업생 출신의 해부학 교수가 임금체납 문제로 학교를 떠났고 학계의 존경을 받는 병리학 교수 또한 임금문제로 1학기에는 학교에 부재한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수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현재 인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육학원과 서울시립대학교 중 상대적으로 서울시립대 인수안이 학교 구성원들의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유태영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요구와 다른 대학이 선정돼도 아무 상관이 없다. 무엇보다 교육부 결정이 빨리 내려져야 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교육부가 그러한 판단을 내렸을 경우에는 근거가 있을 것이다. 그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현재 학생들은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부분, 즉 사분위 안건 상정을 연기하는 것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남의대 학생회는 서울시의사회를 비롯 경기도의사회, 인천시의사회 등과 의견을 공유하기도 하는 등 의료계 내부에서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편 서남의대 학생들의 시위는 오늘(5일)도 이어지며 푸르메재단에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