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전을 가진 유방암 치료제가 출시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3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전이성유방암 치료제 ‘입랜스’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입랜스(성분 팔보시클립)는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다.
특히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특성을 가진 전이성유방암 환자 비중이 높아 입랜스 출시가 다수의 유방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HR+/HER2 음성의 조직적 특성을 가진 환자군은 1차 치료로 항호르몬요법인 아로마타제 억제제나 부작용 우려가 큰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화이자 항암제 사업부 이수현 이사는 “십수 년 간 HR+/HER2 음성 치료제에서 진전이 없었는데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입랜스 출시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랜스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 내과학교실 임석아 교수[사진]는 주요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임 교수는 “호르몬 치료에 입랜스를 더한 병용요법은 호르몬 단독요법 대비 항암화학요법을 시작하는 시기를 2배 이상 지연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폐경후 HR+/HER2 음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PALOMA-1)에서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투여군과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비교한 결과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이 20.2개월로, 단독 투여군 대비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동일한 조건에 666명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PALOMA-2)에서도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이 입랜스/레트로졸 병용투여군 24.8개월,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 14.5개월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이 2년을 넘은 경우는 입랜스가 유일하다.
아울러 종양 축소 등 치료에 따른 질병 반응을 측정하는 객관적 반응률(ORR) 분석결과에서도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투여군은 55%를 기록해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39%)에 비해 높게 나타나 효과를 입증했다.
임석아 교수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적고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용량조절이나 투여를 잠시 중단함으로써 관리가 가능한 내약성을 가진 점 또한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4기 유방암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호르몬과 입랜스 병용요법을 통해 항암화학요법을 2배 늦출 수 있어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