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약 허가·급여조건 너무 복잡·엄격, 개선 필요'
아산 이우제 교수 '미국·유럽 등은 물론 고혈압치료제와 비교해도 역차별'
2018.10.16 05:3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복잡한 당뇨병 치료제의 급여기준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학술대회 기간 중 열린 보험법제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는 당료병 치료제의 허가 및 급여기준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울산의대 이우제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현행 국내 당뇨병 치료제의 허가 및 복잡한 급여결정 과정과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식약처의 당뇨병 치료제 허가사항이 까다롭다고 풀이했다. 당뇨병과 함께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는 고혈압 치료제 허가사항과 비교해봐도 복잡하다는 주장이다.


이우제 교수에 따르면 다른 나라는 약제 처방대상의 연령이나 질환 특성만 간략하게 기재한다. 반면 국내 식약처는 임상연구 결과를 그대로 당뇨병 치료제 허가사항을 기재할 때 반영한다.


일례로 SGLT-2 억제제 중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국가별 적응증을 살펴보면 국내 당뇨병 치료제 허가사항이 복잡하다는 특징이 잘 드러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포시가를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게 식이 및 운동요법과 함께 처방토록 규정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8세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조절 목적으로 포시가를 단독 또는 병용처방하라고 명시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제2형 당뇨병만을 허가사항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은 매우 복잡하다. 식약처는 포시가를 병용요법으로 처방할 때 6가지 조합만을 허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전 당뇨병 약물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으며 단독요법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이 어려운 경우 메트포르민과 병용투여 ▲메트포르민 또는 설포닐우레아(SU) 단독요법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이 안되는 경우 이 약을 병용투여 ▲인슐린 (인슐린 단독 혹은 메트포르민 병용) 요법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을 할 수 없는 경우 이 약을 병용투여 ▲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시타글립틴 단독 혹은 메트포르민 병용) 요법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을 할 수 없는 경우 이 약을 병용투여 ▲메트포르민과 SU 병용요법으로 혈당조절을 충분히 할 수 없는 경우 이 약을 병용투여 ▲메트포르민과 삭사글립틴 병용요법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이 안되는 경우 등에 대해서만 병용요법이 허용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처럼 국내 식약처의 허가사항이 당뇨병 치료제에 유독 까다롭다는 것이다.

당뇨병과 함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는 고혈압 치료제 중 로잘탄과 이달비(아질살탄)의 효능·효과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단순하게 기재돼 있다.
 

고혈압과 달리 까다롭고 복잡한 당뇨병 치료제 허가사항은 같은 계열 혈당조절제도 개별 약제에 따라 병용 가능한 조합이 달라진다.


포시가는 DPP-4 억제제 '자누비아(시타글립틴)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와 병용투여가 가능하지만 '트라젠타(리나글립틴)'와의 병용투여는 허가받지 못했다. 트라젠타와 병용 가능한 SGLT-2 억제제는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다.


TZD 계열 피오글리타존은 SGLT-2 억제제 자디앙 또는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과 병용투여가 가능하지만 포시가와의 병용은 불가능하다. 해당 약제와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우제 교수는 "허가사항이 비교적 단순하고 계열 간 병용조합이 인정되는 고혈압 약제와 다르게 당뇨병 약제는 허가사항과 보험급여 기준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현장에는 허가사항을 넘는 급여기준이 존재한다. 식약처 허가사항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데서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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