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국정감사] 최근 5년간 급여 등재된 의약품 중 제네릭 비율이 85%를 넘어서면서 '제2의 발사르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제네릭 범람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복지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위탁 및 공동생동·약가제도·유통 등에 관한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급여 의약품 2만1302개 중 제네릭이 1만8476개로 전체 8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제네릭 품목은 1만2116개(84.3%), 2014년 1만3221개(85.2%), 2015년 1만4593개(86.3%), 2016년 1만7157개(84.6%)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제네릭 품목이 급증하게 된 원인으로 위탁 생동이 지목됐다. 식약처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인정 품목 중 88.5%는 생동성시험을 위탁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의 생물학적동등성 인정품목 현황에 따르면 2012년 57.3%, 2013년 72%, 2014년 73.4%, 2015년 80.4%, 2016년 88.5%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즉, 생동성시험을 여러 회사가 같이 시행하거나 이미 생동성시험을 통과한 약에 대한 위탁만으로 의약품 판매권을 얻은 제품이 10개 중 9개정도 수준이라는 것이다.
오제세 의원은 “하나의 의약품 성분에 품목이 무려 121개나 되는 제품이 나오는 등 국내 제약산업에서 제네릭 의약품이 난립하고 있다”면서 “제네릭 난립으로 인해 업체 간 과당경쟁, 저품질 원료 의약품의 대량 유통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발사르탄 사태로 제네릭 범람 문제가 제기됐다. 물론 제네릭이 약가를 떨어뜨리고,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후폭풍이 만만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 의원은 "이번 발사르탄 사태의 후속조치를 잘 진행하고, 발사르탄 외에 다른 '사르탄' 계열 성분에 대한 전수조사가 미진하다고 하는데 빠르게 실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국민들 안전과 불안 해소를 위해 식약처는 사르탄 계열 의약품에 대해 조속히 검사법과 관리기준을 마련, 검사를 완료해야 한다”며 “제지앙 화하이사와 제조공정이 다름에도 NDMA가 검출된 품목의 원인 분석과 현지실사를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 화하이사 원료, 문제 인식하고도 보고 안한 제삼바이오 행정처분 계획"
이에 대해 식약처는 복지부와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종합적인 대응 마련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외국에선 발사르탄 품목이 10~20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우리는 175개 품목에 달해 회수도 어렵고 국민도 혼란을 느꼈다"며 "제네릭의 경우 약가 문제가 있어 복지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위탁 및 공동생동, 약가제도를 비롯 유통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처장은 "뿐만 아니라 화하이사로부터 원료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식약처에 알리지 않은 제삼바이오의 경우 은폐한 정황을 집중 조사해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며 "해외 원료업체 실사의 경우 지금까지는 관계법령이 미비해서 이번에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이 통과되면 근거가 마련돼 조사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발사르탄 사태 이후 다른 사르탄 계열에 대해 약속했던 전수조사에 대해선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 미국, 일본 등은 발암 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검사를 마치고 유사 발암물질인 NDEA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류 처장은 "미국에서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는 조사법을 만들었다"며 "NDMA와 NDEA 동시검사법을 이달까지 마련해서 중앙약심위를 거쳐 발표하려고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