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오너가(家)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이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지난 13일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한 대표는 박 대표가 송 회장이 2002년 설립한 가현문화재단에 이사회 승인·결의 없이 2022년 42억 원, 2023년 60억 원, 올해 상반기 17억 원 기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한 대표는 "박 대표는 송 회장과 공모해 대표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가현문화재단에 119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한미약품에 상당한 손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현문화재단은 방만한 운영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타개코자 한미약품으로부터 무리하게 기부금을 교부받으려고 했던 것으로 사료된다"며 "또 금년 하반기에 들어서도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수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공익재단 위협하는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
이와 관련,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그룹의 명운을 가를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권 행사 지위를 가지고 있는 재단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고발부터 하는 행태에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현문화재단은 임성기 선대회장이 한미약품 창립 동반자인 아내 송영숙 회장과 함께 한국 사진예술의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공익재단으로 20년 이상 한미약품그룹의 기부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며 "고발의 실제 주체인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년 기간에도 이사회 의결 없이 100억 원 이상 가현문화재단 기부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공교롭게도 고발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오늘 북경한미약품에서는 동사회(한국 이사회)가 있었다. 이날 동사회에 동사(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임종윤 사장이 뜻했던 바를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미약품이 임종윤 사장 개인회사 '룬메이캉'에 대한 감사(일감 몰아주기)를 착수해 심적인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세무조사도 받고 있는 등 어려움도 오늘의 고발에 이르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고발장에 어머니 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함께 거론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송영숙 회장은 이러한 아들의 비정함을 이겨내고 남편 임성기 회장이 일궈온 한미약품그룹을 지켜내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독립성이 핵심인 공익재단을 위협하는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