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가 진행성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PSP) 환자를 대상으로 한 GV1001 치료제의 국내 2a 임상시험 톱라인 결과를 수령한 가운데, 이 결과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젬백스는 지난 10월 24일 PSP 환자를 대상으로 한 GV1001의 국내 2a상 임상 톱라인 결과를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PSP는 파킨슨병처럼 보행장애와 강직, 떨림, 인지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만 질병 진행 속도가 더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번 GV1001 2a상 임상은 국내에서 PSP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위약(placebo), GV1001 0.56mg, 그리고 1.12mg을 각각 6개월간 투여하면서, PSP등급척도(PSP-rating scale)의 총점 변화량과 다양한 생체지표(bio marker) 등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1차평가 변수인 MMRM추정법을 이용한 최소자승평균(LS mean)으로 계산한 PSP 등급척도 점수 변화량은 6개월 동안 GV1001 0.56mg 투약군은 2.14점, 위약군은 4.10점 악화됐다. 그러나 GV1001 1.12mg 투약군에서 위약군보다 더 큰 6.46점 더 안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post-ad-hoc 민감도 분석으로 시행한 단순평균 분석에서도 GV1001 0.56mg 투약군은 1.35점 악화된 반면 위약군은 4.36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GV1001 1.12mg 투약군에서 위약군보다 더 큰 5.44점이 악화됐다.
투여군간 PSP 등급척도 총점 변화량 차이 보면 GV1001 0.56mg과 대조군은 -1.96, GV1001 1.12mg과 대조군은 +2.36점으로 나타났다.
p-값(p-value)은 GV1001 0.56mg은 0.4254, GV1001 1.12mg은 0.3184로 투여군 간 PSP 등급척도 총점의 변화량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보통 p-값이 0.05이하일 경우 유의하다고 본다.
유리한 내용만 발표 의구심 젬백스 "임상 3상 포함 개발 가속화"
그러나 젬백스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GV1001 1.12mg에 대한 결과는 담겨 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치료제를 개발할 때 미충족 요구만 중요한 게 아니라 통계적 유의성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다음 임상 단계로 가는 데 있어서 긍적적인 시그널을 줄 수는 있으나, 유리한 내용만 발표할 경우 비전문가가 잘못 판단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주들도 이번 임상 2a상 결과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젬백스는 지난해 12월 "최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희귀의약품 신청을 마친 상태로, 국내 2상이 성공하면 GV1001에 대한 조건부 신약 신청과 함께 상업화가 가능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임상 2a상 결과를 발표를 앞둔 지난 17일 주가는 장 중 한때 2만3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젬백스는 임상 2a상 결과를 발표하며 "이번 2a상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최적 용량 등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상업화를 기대했던 주주들의 실망 매물이 출회하면서 지난 24일 젬백스 주가는 하한가인 1만32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한, 회사 측이 시간외 단일가가 종료되기 직전에 결과 발표를 한 점도 주주들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젬백스 관계자는 "앞으로 임상 결과에서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과학자문단 및 PSP 전문가들과 상의해 향후 상용화를 위한 임상 3상 및 사업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젬백스는 2025년 상반기 중 1차 및 2차 유효성 분석, 하위 그룹 분석, 생체지표 분석 등이 포함된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