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품절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보유한 재고 수준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의약품 공급이 부족하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는 정부 입장이 나왔다.
의약품 재고량 5% 이하 품목이 무조건 공급 부족 의약품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수급불안 문제가 제기된 ‘슈도에페드린’, ‘미분화부데소니드’ 등도 제약사 생산 독려, 증산조건부 약가인상 등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17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은 “의약품 도매 재고 수준이 낮더라도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일각에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포털에서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중인 1741개 품목 중 재고 수준이 5% 이하인 품목이 896개에 달해 의약품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심평원 포털 내 의약품 도매상 재고 수준 5% 이하 품목을 모두 공급이 부족한 의약품으로 판단해선 안된다”고 입장을 제시했다.
의약품 도매상은 자금력, 의약품 특성, 제약사 생산주기, 유통현황 등을 고려, 의약품마다 적정 재고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재고 수준이 낮더라도 공급부족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심평원은 자료 공개 시 5% 미만이 반드시 해당 의약품의 수급불안정 정도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내하고 있다.
공급중단 보고 대상 의약품 1739품목 중 수급불안정 신고 의약품은 현재 기준으로 중복을 포함해 66개다.
한 변비약의 경우 도매추정 재고수준은 5%미만 이었으나, 수급이 원활한 약제로 확인되기도 했다. 해당 정보를 보완하기 위해 전년도 월평균 대비 요양기관 공급량 비율지표 등을 추가로 공개 중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슈도에페드린 제제와 소아 천식치료제 풀미칸분무용현탁액, 풀미코트레스퓰분무용현탁액에 대한 수급도 원활해졌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가 수급불안 문제를 제기한 슈도에페드린 제제는 제약사 생산 독려, 증산 조건부 약가인상, 사재기 집중단속 등 조치로 전년도 같은 분기 대비 공급량이 27.5% 증산됐다.
실제 8189만5000정 수준이었던 제약사 공급량은 1억366만9000천정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화부데소니드 소아천식치료제도 지난해 11월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 신속 행정 처리를 지원할 근거를 마련하고 약가인상 등 조치를 거쳐 전년도 동분기 대비 공급량이 63.7% 증산돼 공급중이라고 했다.
보건의료정책실은 “복지부와 식약처는 약사회 등 의약단체와 함께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를 작년 3월부터 운영, 민관협력으로 수급부족 의약품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필수의약품에 국산원료 사용 시 약가를 가산하는 등 보건안보 차원에서 국내 의약품 생산역량 강화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