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부터 15년째 해외 화상환자를 대상으로 무료진료 및 초청수술을 지원하는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이 최근 60번째 초청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강성심병원(병원장 허준)은 지난 9월 화상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몽골 화상환자 노민 에르덴(여·14) 양을 한국으로 초청해 무료 수술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에르덴 양은 지난 2013년 만 3세에 펄펄 끓는 물이 온몸에 쏟아지며 목부터 허벅지까지 열탕화상을 입었다. 특히 뜨거운 물이 처음 닿았던 오른쪽 가슴과 팔에 화상이 더욱 심했다.
화상 흉터가 남은 피부는 정상 피부와 달리 잘 늘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성장하는 아이가 화상을 입는 경우 피부이식술 등으로 꾸준히 피부를 늘려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사고 후 병원을 찾은 에르덴은 고액의 비용 때문에 한 차례의 피부이식수술만 받을 수 있었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에르덴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3살 아이가 14살 학생으로 자라는 동안 화상 흉터의 당김도 심해졌다. 피부는 계속 건조했고 참기 힘들 만큼 가려웠다.
깨어있는 낮에는 가려움을 참으며 버텼지만 잠이 들면 자신도 모르게 피부를 긁어 상처가 나곤 했다.
특히 팔은 피부가 심하게 오그라들며 제대로 올릴 수조차 없었다. 농구를 좋아하는 에르덴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팔 때문에 체육 수업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또 2차 성장이 시작되자 화상을 입은 오른쪽 가슴의 비대칭도 날이 갈수록 심해져 에르덴은 점점 위축됐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에르덴을 초청해 수술하기로 했다. 지난 9일 한국에 입국한 에르덴은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치료를 맡은 성형외과 이종욱 교수는 에르덴의 오른쪽 팔뚝에서 팔꿈치, 겨드랑이에서 가슴까지 손상된 피부를 들어내고 새 피부를 이식했다.
수술을 통해 팔의 구축이 완화되면서 가슴까지도 들기 힘들던 팔은 귀 옆까지도 올릴 수 있게 됐다. 몸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렸던 오른쪽 가슴도 피부 재건을 통해 균형적인 발달이 가능케 됐다.
이종욱 교수는 "10년이 넘는 세월 화상흉터로 괴로워하던 에르덴이 수술 후 활기를 되찾아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화상환자들이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르덴 양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수술 후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몽골에 돌아가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치료비 2500만원 가량은 사회복지법인 한림화상재단이 전액 지원했다. 또 병원은 보건복지부 주관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사업을 통해 환자 및 보호자의 왕복항공비와 체재비를 지원받았다.
한림대한강병원은 현재까지 1105명의 해외환자에게 무료진료를 제공했으며 현지에서 97명, 국내로 초청해 60명의 환자를 수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