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10년을 끌어온 사안이다. 사건의 종지부를 찍는 의미에서도 징계가 필요하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윤리위원회가 최근 보건복지부에 1인 1개소법을 위반한 유디치과 소속 회원의 징계를 요청하면서 꺼낸 말이다.
치협 윤리위는 법원 판결로 확인한 유디치과 某회원의 비윤리 행위를 지적하며 복지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최종 징계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치협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수세에 몰린 유디치과를 더욱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디치과는 1992년 개원 이래 이른바 '반값 임플란트' 정책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각종 기자재 공동구매로 비용을 줄여 진료비를 낮췄고, '박리다매'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한때 120개가 넘는 네트워크형 치과로 성장하며 승승장구했다.
문제는 유디치과가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자 석플란트, 용플란트 등 유사 사례가 생겨났고 다른 치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임플란트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유디치과 척결'이라는 치과계 대의 명분 아래 이들의 전쟁은 시작됐다.
치협의 압박은 거셌다. 유디치과에게 협회 홈페이지 이용을 금지했고, 유디치과 구인광고를 실은 치과 전문매체에 '협회 출입금지 및 취재 거부' 조치를 취했다.
기자재 공급업체에는 자재를 납품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등 유디치과 압박에 나섰다.
그럼에도 유디치과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2011년 기준 국민 치과의료비가 5조원이 될 당시 유디치과 120개소 연간 수입이 5000억원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존재감이 결코 작지 않았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유디치과에게 치명타를 안긴 것은 바로 의료법 개정이다.
2012년 시행된 이 법은 의료법 제33조 8항으로,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는 기존 조항을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 둘 이상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로 바뀌었다. 이 법이 바로 1인1개소법이다.
이는 의료기관이 지나친 영리를 추구해서 대형화, 기업화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의사 한 명당 병원 한 개만 운영하게 하자는 취지다. 치협은 2013년 개정 의료법에 위반된다며 유디를 고발했다.
유디치과는 설립 초기에는 각 지점 원장이 일대일 동업 계약을 체결하고 수익을 나눴지만, 현재는 각 지점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며 각자 수익과 손실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계속되는 압박에 점차 성장 동력도 잃어가는 모습이다.
유디치과는 주식회사 유디를 통해 브랜드 사용료와 컨설팅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유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2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315억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77억원에서 -7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47억원에서 -208억원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유디치과 속사정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는 자료이기도 하다.
유디치과가 치과계를 변화시킨 것 역시 결코 작지 않다. 한때 300만원이 넘던 임플란트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는데 기여했고, 치과 문턱 낮추기에 힘써온 것도 사실이다.
여러모로 상황이 녹록잖아 보이는 작금의 시점에서 과연 유디치과가 창립 정신이기도 한 '병원과 환자에게 상호 윈윈(Win win)하겠다'는 목적을 회복하는 답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