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추석 연휴 응급의료체계 위기가 도처에서 목격된 가운데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8일 개인 SNS에 “추석 연휴 동안 여러 의료계 인사들을 개별로 만나 입장을 듣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대한의사협회가 정치권의 제안에 “시기상조”라는 공식입장을 내놔 협의체 무산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대화는 멈춰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에 연휴 기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관련 행보 및 발언을 이어가며 협의체 대화 여론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의료상황) 그대로 둔다면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고 더 어려워질 게 분명하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더 유연한 입장으로 나서야 한다”며 “여당도 더 노력하겠다. 일단 대화를 시작하고 거기서 어떻게든 해결하라는 게 국민들의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앞선 연휴기간인 16일 한 대표는 서울 종로소방서 종합상황실과 현장 대응단 방문에서도 의정갈등의 해결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소방과 경찰 덕분에 국민이 편하게 지낼 수 있음을 알려드리기 위해 찾았다”며 “특히 최근 의료 상황과 관련해 119대원들에게 죄송하며 상황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또 17일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의정갈등과 관련해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도 피력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다 같이 책임감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며 “의료 차질 상황과 관련해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회동 여·야·의·정협의체 등 대화 물꼬 틀까
대통령실은 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회동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대화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의대 증원을 두고 갈등 양상을 보였지만, 현재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한 대표 직무 수행평가 지표가 하한선을 그려 새로운 돌파구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국민적 우려가 큰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서로의 지지율 반등의 전환점으로 활용한다는 기대감이다.
의료계 9.4의정합의 거론…반대 입장
한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여전히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과거 의정간 체결했던 ‘9.4의정합의’를 근거로 서면을 일방적으로 뒤집는 정부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한 대표는 협의체 출발이 목적인 것 같다. 서면합의도 무시해 버리는 정권인데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가하면 뭐가 달라지나. 한 대표가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알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