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수가협상 파행 유력…공단, 선결조건 거부 입장
환산지수 차등 적용, 차후 제도개선협의체 등서 모색·생방송 불허 가닥
2024.05.24 05:42 댓글쓰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이 대한의사협회가 제시한 선결조건을 사실상 거절한 형국이다. 


의협은 2차 협상에서 선결조건 미수용 시 협상 불참 및 중단을 선언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3차 협상까지 줄다리기를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공단 협상단이 1차 협상 직후 재정운영위원회와 논의 후 내놓은 답변이 선결조건 거절인 만큼 번복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이다.


23일 건보공단과 의협은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환산지수 수가협상)과 관련한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배제와 협상 생중계 선결조건 수용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결론적으로 오는 28일 열릴 재정운영회원회 소위원회 2차 회의 직후 수용 조건에 대한 최종 답변을 제시키로 했다. 


건보공단, 선결조건 거부 입장 표명 


김남훈 급여상임이사(수가협상단장)는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 여부는 정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의 필수의료 공급 및 정당한 보상 과제에 따라 불균형적인 수가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간 환산지수가 모든 유형별 일률적으로 인상돼 행위 유형별 보상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었어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점수를 연계해서 원가 보상이 낮은 행위수가를 적용하는 방식의 논의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 적용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차후 제도 개선 협의체 등을 통해 논의할 수 있다는 수준에 그쳐 사실상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적용치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단은 수가협상 생방송도 거부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는 “수가협상은 정보공개법 9조에 따라 의사결정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비공개 대상에 해당된다"며 "공개 시 자유로운 의견이 제할될 수 있어 비공개를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의협은 법제이사 해석을 토대로 수가협상은 정보공개법이 정한 비공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또 다른 법리해석으로 상반된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의협은 공단 의사발언을 제외한 의협 협상단 발언만 송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완강한 거절 의사로 피력했다. 


의협 "수가 인상 10% 충분히 가능"


의협은 건강증진법을 토대로 법규를 준수할 시 환산지수 상승분 10%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건강증진법상 정부가 20%를 건보재정에 기여토록 규정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지킨 적이 없어 준수 시 추가밴드 등 확보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최성호 의협 부회장은 “정부가 법을 지키지 않는데 진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국무총리 수준에서 나서 다음주 재정소위까지 해결 여부 답변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수가협상 밴드 선공개 요구 등 5개 요구안 제시


의협은 수가협상 진행 전 수가인상 밴드 공지 등을 담은 제도개선 요구안도 공개했다. 


의협이 내세운 요구안은 ▲수가협상 전 밴드 공지 ▲재정운영위원회 공급자 참여 요구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금 지급 법 준수 ▲필수의료 살리기 수가인상이 아닌 별도 재정 진행 ▲각 유형(의원‧병원) 운영에 맞는 상대가치 전면 개편 등 5가지다. 


의협이 공단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본진료료(진찰료) 비중이 높은 의원급 기본진료료의 원가보상률은 80% 수준으로 100%에 근접하기 위해 약 25% 수가인상이 필요하다. 


이를 2년에 걸쳐 진행할 경우도 매년 11.8% 인상분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최 부회장은 “국고지원이 미지급되는 상황에서 건보재정은 3년 연속 흑자”라며 “누적적립금이 28조에 이르러 밴딩 규모의 파격적인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 생존 계기 마련해야"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은 2차 협상 직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한 경영난을 타개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이를 위해서는 추가소요재정(밴드)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으로 이 같은 변화 시도가 환산지수 역전현상들의 해결 노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송재찬 부회장은 "이번 수가협상 과정에서 환산지수 역전현상 등의 완화 노력이 필요하드는 점을 위주로 전했다"며 "대학병원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그들이 생존할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매출 증가 대비 2배 이상 오른 의료비용 ▲병원급 인력 유출 ▲의료질 향상을 위한 병원 지원 등이 거론됐다.


그는 "병원들의 사회적 공헌, 가령 의료질 향상을 위한 노력 등의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수가협상 과정에서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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