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수출계약 '인보사'···이면 감춰진 함정 '조건부'
시판 당시보다 코오롱 주가 대폭 하락, 치료 효과 여전히 논란
2018.07.30 12:1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잇달아 해외 수출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 이면을 꼼꼼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6월 홍콩, 마카오, 몽골에 270억원 규모의 인보사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뒤이어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2024년까지 한시적으로 인보사 판매권을 받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지역 수출에도 성공했다.

7월에는 중국 정밀의료 서비스 제공업체인 차이나 라이프(China Life Medical Centre)와 하이난성에 향후 5년간 2300억원 규모의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중국 수출 규모는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의 한 해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2017년 매출액은 1181억원이었다. 자회사 코오롱티슈진 매출도 33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1년 매출을 훨씬 넘어서는 수출계약을 잇달아 성사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식시장 반응은 잠잠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 추이를 보면 수출계약 공시가 발표된 날만 일시적으로 올랐을 뿐 대부분 7만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보사 출시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10만원대였다. 

그러나 지속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는 홍콩, 마카오, 몽골 계약 체결 발표를 했던 6월 21일 7만3300원으로 소폭 올랐다가 이후 6만5200원까지 하락했다.

중국 수출계약이 알려진 7월 18일도 7만7000원으로 올랐다가 오늘(30일) 7만30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보사 대형계약 성사 불구 상승 안되는 코오롱 주가, 조건부 방식이 리스크 작용"
 
이러한 현상은 인보사 수출 계약이 상당수 조건부 방식으로 이뤄져 있는다는 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즉 성과 자체에 100%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우선 코오롱생명과학은 홍콩과 마카오 지역의 경우 중기 1호 국제의료그룹과 170억원, 몽골은 빔매드LLC와 100억원 규모의 최소 주문금액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모두 5년간 독점판매 계약이었다. 다만 최소 주문수량에 도달하지 못하면 미달된 수량에 대해 계약 판매가의 14.7%에 해당하는 금액을 패널티로 지급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렸다. 
 
문제는 '선(先) 판매 후(後) 허가'를 명시한 부분이다. 홍콩, 마카오에서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을 기초로 인보사 판매를 허가했지만 1년 동안 처방 실적이 쌓여야 정식허가를 받을 수 있다. 
 
중국 수출계약도 마찬가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차이나 라이프와 하이난성에 향후 5년 간 2300억원 규모의 인보사 수출하기로 계약했지만 전제가 있다.
 
하이난성 식품의약품 감독·관리 총국(CFDA)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차이나 라이프가 '인보사'의 현지 허가 업무 대행과 유통 및 마케팅에 대한 독점권한을 갖지만 현지에서 허가를 받지 못하면 판매 및 매출은 원천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홍콩, 마카오를 비롯해 한국에서도 데이터가 잘 나오고 있어 계약 파기와 같은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인보사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보사는 국내에서도 아직 효과성 논란이 진행 중이다. 국내 허가 당시 식약처가 연골개선 등 구조개선 효과를 인정하지 않아 '700만원짜리 비싼 진통제'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비싼 진통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금년 7월부터 ‘근본적 치료제’로 승인 받기 위한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증권계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1년 매출의 1.5배에 달하는 중국 수출계약을 성사시켰음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조건부 형태로 이뤄진 계약이 리스크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일본 미츠비시타나베제약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로 중국이나 홍콩, 마카오, 몽골 등의 기업들과 맺은 계약들 역시 추이를 지켜보자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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