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에 대한 암 발생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투여 환자 대상 장기추적 관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11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서울 종로구 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 미팅을 열고 인보사와 관련된 이슈들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소장[사진 右]은 "최근 언론을 통해 종양원성을 가진 세포가 부각되면서 인보사 투여 환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보사 투여 환자 3400여 명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관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소장은 "전수조사 방침을 식약처에 전달하고, 계획서를 제출했다"며 "추적 관찰 기간이나 주요 지표 선정, 조사 방법 등에 관한 부분은 식약처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보사는 연골세포와 이 세포가 잘 자라도록 하는 성장인자(TGF-β1)를 삽입한 형질전환세포(TC)를 주성분으로 한다.
그런데 TC가 연골에서 유래한 줄 알았으나, 신장세포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식약처는 지난 4월1일부터 제품 판매를 중단시켰다.
이 같은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기자간담회 이후 모 언론이 신장세포가 암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인보사 투약 환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김수정 소장은 "TC 자체가 종양원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미국 FDA와 식약처에서 권고하는 방식에 따라 방사선 조사 절차를 수행했다"며 "인보사에 종양유발세포가 포함된 것이 아니라 종양원성이 있는 세포를 방사선 조사를 통해 그 작용기전인 TGF-β1의 발현 기능만 수행하고 완전 사멸토록 안전하게 처리된 세포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 언론에서 종양유발세포만을 부각시키는 보도로 인해 환자들이 잘못된 불안감 및 공포감을 갖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권위 있는 기관들의 합리적인 규정 내에서 진행된 임상 및 허가절차를 무시하고 원론적인 종양원성만 부각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또한 해외에서도 코오롱생명과학과 같이 바뀐 세포로 임상을 진행한 사례가 있었으며, 당시 미국 FDA는 임상 재진행을 허용했다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세포주 유래 변경으로 인한 임상이 중단됐던 사례가 있었다"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히트바이오로직스(Heat biologics)가 지난 2016년 방광암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이던 세포치료제가 임상시험 중에 방광암 유래 세포가 아닌 전립선암 유래 세포인 것을 확인, 이 같은 착오 사실을 FDA에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FDA는 회사에 관련 문서를 업데이트하고, 요구 사항에 관한 서류 제출을 요청한 뒤 검토해 8일만에 임상 재개를 승인했다"며 "이미 전립선암 유래 세포로 임상이 진행됐고, 이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었기에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재진행을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보사 역시 세포의 기원이 달라져서 식약처에서 검토를 위한 보강 자료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식약처가 요구하는 자료를 최대한 잘 만들어,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원래 사용하려고 했던 연골유래세포로 임상을 진행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신장세포를 사용한 현재의 인보사와 크게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수정 연구소장은 "임상 1상은 정형화돼 있어 신장세포가 아닌 연골세포에 TGF-β1를 넣었다 하더라도 임상 설계나 효과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임상부터 시판까지 신장세포를 사용했기에 식약처가 허가 사항 기재 변경 조치를 취해주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15일경 최종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결론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우석 대표[사진 左]는 "식약처와 여러 쟁점들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고 후속조치를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환자들에 대한 피해보상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