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부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연예인 노홍철까지. 실제 일상생활에서 만나기 어려운 유명 인사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SNS ‘클럽하우스’가 화제다.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는 2020년 3월 출시 이후 미국을 거쳐 올해 초부터는 국내서도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군가가 특정 주제로 음성 채팅방을 개설하면 그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입장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사회자 역할을 하는 모더레이터와 발언권이 있는 스피커, 이들의 대화를 듣는 청중들로 구성되며 청중들도 발언권을 얻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사용 가능한 기기가 제한적이고 앱에 가입하기 위해선 기존 유저의 초대를 받아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있지만 의료계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클럽하우스에 나타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은 지난 3월 6일 밤 10시 코로나19 백신 효능과 부작용 등에 대해 클럽하우스에서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이 방은 감염병‧신약안전성 전문가인 김인중 박사가 진행을 맡았으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 송만기 박사,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훈상 교수, 미국에서 바이러스와 백신을 연구하는 문성실 박사도 참여했다. 당초 패널이 아니었던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방에 입장했다가 스피커로 초청돼 무게감을 더했다.
이날 대화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과 그에 대한 언론 보도 문제점, 백신 효능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일반 청중이 질문을 하고 전문가들이 답변을 하는 Q&A 세션도 진행됐으며 300명이 훌쩍 넘는 참석자들의 관심 속에 예정됐던 두 시간을 넘겨서 까지 대화가 이어졌다.
의사들은 클럽하우스가 기존 매체들에 비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고, 전문적인 학술대회 보다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는다.
기존 언론을 상대로는 복잡한 사안이라도 짧은 문장 안에 모든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클럽하우스에서는 각 발언들 의도나 배경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재훈 교수는 “클럽하우스는 학술대회를 좀 더 대중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가령 최근 백신 접종 후 사망 논란은 헤드라인 한 줄로 나가지만 과학적으로 자세히 설명하자면 보통 몇 시간이 걸린다. 이런 설명에 적합한 소통 채널”이라고 말했다.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의 방을 운영하는 의사들도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부터 ‘한 시간만 일기 쓰고 자자’라는 방을 연다.
먼저 모더레이터인 A전문의가 자신이 쓴 일기를 읽고 이후에는 방에 들어온 이들 중 원하는 사람들이 스피커로 초청돼 역시 자신의 일기를 읽는다. 방 참여자들은 일기에 대해 질문과 피드백을 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A전문의는 “클럽하우스에서 상담이나 정신의학 관련 방을 여러 곳 들어갔었는데 자칫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생길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웠다”고 직접 방을 열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다른 SNS는 라이브 방송을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한꺼번에 문자 채팅으로만 소통하다보니 애로사항이 있다”며 “반면에 클럽하우스는 스피커 한 명 한 명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어 비대면임에도 더 가까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