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용어 표준화 주체 '복지부 vs 의협'
의료계 공식적으로 반대했지만 보건의료정보원에 업무 위탁
2021.03.12 18:3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의학용어 표준 마련 및 준수 의무화 등의 법안 개정을 두고 의료계가 반대 입장을 명확히 천명한 가운데 정부가 해당 업무의 수탁기관을 지정했다.
 

특히 의료계에선 보건당국이 마련할 의학용어 표준이 급변하는 의료환경 추세를 반영하지 못할 여지가 많은데다 전문성을 침해할 제재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큰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에 따라 의학용어와 진료기록부 등의 서식 및 세부내용에 관한 표준마련 업무의 수탁기관 및 위탁내용을 고시한다고 9일 밝혔다.


고시에서 복지부는 의학용어와 진료기록부 등의 서식 및 세부내용에 관한 표준 마련 업무를 (재)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 위탁토록 했다.


수탁에 따라 보건의료정보원은 의학용어와 진료기록부 등의 서식 및 세부내용에 관한 표준 마련, 보급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또 보건의료정보표준 관리시스템 운영과 관리를 맡는다.


이 외에 의학용어와 진료기록부 등의 서식 표준 관련 인력 양성,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및 보급과 그 밖에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을 수행한다.


현행법은 복지부장관이 진료기록부 등에 기록하는 질병명·검사명·약제명 등 의학용어 표준을 마련해 고시하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준수토록 권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선 의료인이 진료기록부 등을 작성하는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의학용어 등에 관한 표준을 준수토록 의무를 부과했다.
 

진단서 부본 처방전 등의 보존기간을 10년으로 법률에 명시하는 동시에 환자가 진료기록 열람을 요청하면 즉시 응하도록 했다.


의료계는 해당 법안에 대한 유관학회 의견을 종합한 결과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산하 위원회를 구성, 의학용어 사용에 있어 학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표준화 및 의학 발전과 함께 국제사회 통용 용어를 국내 의학교육 현실에 맞게 제‧개정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의학용어 등을 표준화하는데 있어 우리나라만의 해석상 문제를 넘어 세계적인 용어 변화 추세에 따라 표준화를 위한 학계 논의 및 검토 작업을 심도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의협은 국내 의학교육 현실에 맞게 용어의 정합성 및 활용성을 함께 고려한 논의가 선행될 것을 주문했다. 급변하는 의학발전 속에서 단순히 고시로 의학용어 사용을 강제화한다면 의료기술 발전 및 세계적인 의학교육 추세를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용어 표준화에 대한 이해 없이 의료인 제재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의학적인 전문성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법안 개정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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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jilee 03.14 08:20
    말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아직도 모르시나요? 저희 세대는 전두환 대통령 당시 표준말을 새로 제정하는 바람에 국민학교 시절 배운 한글을 사용하고 있어 아들과 다른 표기법으로 소통하고 있지요 가끔은 외국어같은 기분도 듭니다. 새로 의학용어를 바꾸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요즈음은 외국인 환자 때문에 영문으로 표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또 다른 언어라니 ㅎㅎ
  • 주제파악 03.13 10:16
    관제 중심의 일제 식민사관을 언제 탈피하려는지. 일본에 대한 엉터리 항일 정책을 고수함으로서 오히려 과거에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항일정신까지 훼손시킨 이 정부의 행태는 한심의 극치이다. 아울러 소위 배웠다는 자들의 권력형 아부는 나라를 좀먹고 있다. 정확한 명단을 작성해서 두고두고 역사에 남겨 거울로 삼아야 한다.

    의학용어 제정 역시 관급 공사하듯 비전문 어용단체에 하청을 주려함은 좌절의 극치를 자아냄이다.

    의료계도 나름대로 책임이 있다. 과거 어른들의 과도한 경쟁과 욕심 때문에 의학용어제정이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의학학술지편집인 협의회 또는 각 전문 학회 등으로 산재되어 있는 것은 망신스러운 일이다.

    각 단체의 성격과 역할 고려한다면 대한의사협회는 연구비를 지원하고 의학용어개발의 중심체는 대한의학회가 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 의학계나 의료계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못하거나 영역싸움을 하고있기 때문에 항상 엉뚱한 공격을 받는 것이다.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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